<아이와 읽읍시다>동화 속 감춰진 ‘상징코드’로 아이들 심리적 문제 치유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1, 2, 3권(나한기획) = 동양사상에 문학, 미술, 음악, 동작, 연극 등을 접목해 치료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통합문학치료연구소에서 양장본으로 펴낸 책이다. 1차분 10권 중 3권이 먼저 나왔다.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소통 부재로 인한 불안, 정체성의 혼돈 등 심리적인 문제를 소재와 주제로 삼은 동화 책이다. 상징과 은유 기법을 활용했기 때문에 이야기 그 자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동화 속에 감춰진 상징코드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치유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1권 ‘말하는 소나무’(고희선 글, 윤세열 그림)는 무책임한 말이 넘치는 현대 사회에서 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소나무는 이 세상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소나무는 자기가 가진 지식과 지혜를 사람들에게 말로 들려주려고 애썼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은 소나무를 멀리했다. 어느 날, 그 소나무의 말을 너무나 잘 알아듣고 소나무와 잘 놀아주는 한 소녀가 나타났다. 이 소나무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2권 ‘길 이야기’(임민주 글, 김태연 그림)는 인간들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자연의 본질을 망가트리는 모습을 우의적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마을 이장님의 자전거 벨 소리를 벗삼았던 어느 시골의 오솔길. 비오는 날이면 질척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아스팔트 옷을 입었다. 길은 말끔한 자기 모습을 자랑스러워했지만, 아이들도 이장님도 더 이상 찾지 않았다. 대신에 정신없이 달려가는 차들과 그것들이 내뿜는 매연을 만나게 된다.

3권 ‘내 친구 아카시’(김수련 글, 한유진 그림)는 아이들의 인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주인공 영민이는 마을에서 가장 키가 작고 볼품없는 아이. 그는 엄청난 산불로 폐허가 된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아카시아 나무를 심고자 했다. 가시도 많고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아카시아 나무를 심겠다는 영민이는 다른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 다른 아이들은 화려하고 멋진 소나무와 백일홍 나무를 심었다. 어느 날 태풍이 마을을 덮치자….

이 시리즈의 글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예술치료사, 심리치료사들이 직접 썼다. 그림은 한 번도 동화 삽화를 그려본 적이 없는 전문 화가들이 그렸다. 요즘 대세인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리지 않고 손으로 정성껏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심리 예술 치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학과 교수들의 감수를 받았다.

어른이 먼저 읽고 아이에게 권한 뒤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듯싶다. 통합문학치료연구소 측은 “좋은 글, 좋은 그림은 감상하는 것 자체로 치유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시리즈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