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낮은 기대수명, 높은 비만율… 모두 ‘소득 불평등’ 탓이야 !

평등이 답이다 / 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 지음, 전재웅 옮김 / 이후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의 건강과 사회의 안녕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력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사회 전체의 신뢰 수준, 폭력과 살인 등의 범죄율, 10대 출산과 사회의 계층 이동성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사회문제의 공통된 뿌리를 경제 불평등에서 찾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부유한 국가에서 경제성장은 더 이상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그리스보다 평균 소득은 두 배, 건강관리에 지출하는 비용도 두 배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그리스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기대 수명이 1.2년 더 짧다. 이뿐 아니다. 평등한 사회와 불평등한 사회를 비교했을 때 10대 출산의 경우 열 배, 비만율이나 살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열두 배, 교도소에 수감될 확률은 열네 배나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같은 사람들을 여러 국가에 걸쳐 비교했을 때 더 평등한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삶의 질이 훨씬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평등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지만 사회 상층부에 속한 사람들도 이러한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