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거짓말은 인류 진화의 힘

타고난 거짓말쟁이들 / 이언 레슬리 지음, 김옥진 옮김 / 북로드

사람들이 왜 거짓말을 하고,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에 대한 사실을 뇌과학, 심리학, 역사, 문학, 예술, 정치, 철학, 종교 등의 각 분야에 걸쳐 풀어낸 책. 거짓말을 연구한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자료와 수행된 다양한 실험사례가 제시되고, 거짓말과 관련해 실제 발생한 사건과 영화, 소설 속의 스토리까지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다윈과 마키아벨리, 밥 딜런과 후세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예화가 풍성하게 등장한다.

저자는 인류를 진화하게 한 것이 다름아닌 ‘거짓말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인류가 자연의 위협에 맞서는 과정에서 지능이 진화됐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연보다 군집을 이뤄 활동하는 사회생활이 훨씬 더 지적으로 복잡한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동료를 속여서 먹을거리를 빼앗거나, 안심하고 있는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형태의 거짓말을 고찰한 뒤 저자가 내린 결론은 사람을 정직하게 만드는 건 ‘사회적 의무’라는 것이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