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日 노벨물리학자의 감성 에세이

보이지 않는 것의 발견 / 유카와 히데키 지음, 김성근 옮김 / 김영사

이 책은 1949년 일본인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의 에세이집이다. 물리학을 통해 세상의 진리를 보았고, 세상 속에서 자연의 원리를 발견했던 저자가 동양적 세계관과 현대 물리학이 접목된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회, 그리고 자신의 인생과 학문에 대해 관조적으로 써내려간 자전적 에세이를 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암울한 사회 분위기에서 일본의 과학자가 최첨단 과학이라 할 수 있는 원자물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사실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일본인들의 자긍심을 달래 줬다. 아울러 세계 과학계에서 변방 취급을 받던 아시아 과학이 새롭게 위상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책은, 태평양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던 당시 30대 절정기의 저자가 틈틈이 써놓은 글들을 엮었다. 책을 통해 최고의 과학자가 자연계에 숨어 있는 비밀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탐구했는지, 진리 탐구에 얼마나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단가(短歌)를 수록해 저자의 예술가적 면모까지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