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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2년 02월 29일(水)
선거구野合 막을 제도 보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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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인/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대한민국 헌법은 국회의원 숫자와 선거제도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제41조) 이 헌법 규정에 따라 공직선거법에서는 국회의원의 숫자와 선거제도, 즉 선거구의 크기, 대표의 결정 방식, 인구비례 등에 관해서 규정한다. 대표의 결정 방식을 상대적 다수대표제와 비례대표제를 병용하는 상황에서 소선거구에서의 인구편차가 문제된다.

국회의원 수의 마지노선은 299명이란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헌법상 ‘200인 이상’의 의미는 ‘300명 이상’ 무한대로 증원(增員)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200명대’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그 의미를 넘어서기 어려우니까 최대치인 299명으로, 이를테면 200명대라는 눈속임을 해왔다. 300명 이상으로의 증원은 그때마다 ‘정치인의 정치인에 의한 정치인만을 위한 증원’이라는 국민적 저항에 부닥쳐 좌절됐다. 그런데 ‘공중부양’으로 상징되는 제18대 국회는 그 어느 의회기보다 가장 큰 국민적 실망을 안겨준 반면 정작 의원 숫자의 마지노선을 무너뜨렸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여기에 선거를 총괄하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까지 300명선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

국회의원 정수는 선거구 획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의원 증원도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야기된 정치적 흥정의 결과물이다. 선거구 획정에 있어서는 투표가치의 평등과 게리맨더링이 문제다. 이들 사항을 정치적 야합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직선거법에서는 민간인으로만 구성되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획정안은 아예 무시하고 정치적 흥정만 거듭한 끝에 의원 숫자 증원으로 해결을 보고 말았다. 차제에 정치적 야합(野合)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민간인으로 구성된 중립적인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상설화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토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번에 국회에서는 여야 간에 나뉘먹기식으로 영·호남에서 각기 1명씩 감원하고 나머지 3구만 증원하고 비례대표 54명은 그대로 유지시켰다. 즉, 경기 파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갑과 을로 나누고 세종특별자치시에 독립선거구를 신설해 총 3개 지역구를 늘렸다. 결과적으로 강남갑선거구가 최대 인구수가 되고 경북 영천선거구가 최소 인구수가 됨으로써 최대·최소 인구편차는 2.96 대 1로 조절됐다. 이는 선거구 획정에 있어서 행정구역 기준을 무너뜨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영·호남에서 각기 줄어든 선거구는 농·어촌이라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단원제 국회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국회의원의 지역대표성도 고려돼야 한다. 만약 지역대표성을 갖는 양원제라면 당연히 하원의 인구편차는 2 대 1까지 하향 조정돼야 한다. 하지만 3 대 1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단원제의 현실에서 산업화에 따른 이농(離農)현상에 따라 농·어촌 인구 감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그런데 정작 농·어촌 선거구의 희생 위에 도시 선거구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만약 이렇게 인구비례만 강조하는 식의 농·어촌 선거구 축소가 계속된다면 더 이상 소선거구 상대적 다수대표제의 존재 이유도 없다. 또 아직 법적으로 미완성인 세종특별시를 독립선거구로 하지만 않았어도 위헌(違憲) 논란, 정치적 흥정과 숫자 증원이라는 비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국민 입장에서는 아쉬움만 남는 의원 숫자 증원을 통한 선거구 획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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