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소유 버리고 ‘단순한 삶’에 도전

100개만으로 살아보기 / 데이브 브루노 지음, 이수정 옮김 / 청림출판

미국 미술작가 바버라 크루거의 ‘나는 쇼핑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철학자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패러디한 문자작품이다. 현대미술도 현대인의 과다소비와 쇼핑중독을 은유하고 꼬집는다.

더 많은 소비와 소유를 미덕처럼 여기며 과다한 물건에 치이면서도 끊임없이 사들이고 또 쌓아둔다. 인터넷 쇼핑부터 대형마트 쇼핑까지 많이 또 새로운 무엇에 촉각을 기울인다.

이 책은 미국 샌디에이고의 평범한 가장이 적당히 소유하는 ‘단순한 삶’에 도전한 체험기다. 저자는 넘쳐나는 소유물 중 100개만 남긴 뒤 나머지는 처분해 버렸다. 개인용품 100개만으로 1년간 생활하며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를 실천한 것. 실천에 앞서 목공장인을 꿈꾸며 수집해온 연장이며, 경제적 심리적으로 가치있는 물건들을 덜어내는 과정부터 수월치 않았다.

물건을 치우고 덜 소비하는 가운데 보다 의미있는 삶에 다가서게 됐다는 저자의 체험이 한결 솔깃해지는 새봄이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