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1.21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사회일반
[사회] 사랑 그리고 희망 - 2012 대한민국 리포트 게재 일자 : 2012년 03월 21일(水)
肝경화로 죽음 문턱 갔던 사진사… 말기癌 환자들의 ‘희망’을 찍다
‘활짝 웃는 癌 환자’ 촬영 포토테라피스트김완철 씨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김완철씨가 암 환자들의 밝은 표정을 찍기 위해 “김~치”를 연발하며 셔터를 누르고 있다. 남양주 = 정하종기자 maloo@munhwa.com
‘암 환자 전문 사진사’ ‘포토테라피스트(Phototherapist) 찰리’ ‘웃음 전도사’. 사람들이 김완철(55)씨에게 붙여준 별명들이다. 김씨는 실제로 자신이 말기 간경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3년 전부터 만사를 제쳐둔 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말기 암 환자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그는 환자들이 죽음에 맞서 당당하고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씨를 직접 만나 아픈 몸을 이끌고 온갖 정성을 다해 다른 환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후 선물하는 이유, 그들의 모습을 세상에 알리려 애쓰는 이유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지난 19일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에덴요양병원 앞 산책로에는 다소 쌀쌀한 바람 탓인지 산책을 나선 환자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는 산책로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를 든 채 지나가는 환자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끈질기게 권유하고 있었다. 마침내 한 환자가 사진 촬영을 허락하자 그는 환자를 병원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산자락으로 데려간 후 한참 동안 환자의 온갖 표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여기 보세요. 하나 둘 셋” “김∼치, 망∼치, 갈∼치” 등을 연발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환자가 잘 웃지 않자 기묘한 손짓과 발짓으로 춤을 추기도 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김씨는 카메라와 장비들을 챙겨들고 병원내 5층 치료상담실로 발길을 옮겼다. 포토숍으로 사진을 손질하고 현상소로 전송하기 위해서였다.

김씨를 따라 가면서 보니 말기 암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실의 벽에는 어김없이 환자 자신과 그들 가족 사진들이 잔뜩 붙어 있었다. 1인실이든, 다인실이든 김씨가 촬영한 사진들로 도배가 돼 있었다. 모두들 활짝 웃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김씨는 치료상담실에 도착하자 능숙한 솜씨로 사진을 편집한 후 사진 속에 좋은 문구나 시구절을 넣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 사진을 골라 현상소로 전송했다. 치료상담실 안에는 김씨가 환자들에게 나눠주거나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서 현상한 사진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김씨가 말기 암 환자들에 대한 사진 촬영을 시작한 것은 자신이 간질환으로 에덴요양병원에 입원한 지난 2010년 봄부터다. 김씨는 당시 간경화에 따른 식도정맥류,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입원, 3개월 동안 밥을 입에도 못대고 병원에서 주는 ‘볶음’ 곡식으로 겨우 연명했다. 해가 바뀌어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하자 김씨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들과 병원 주위의 풍경을 닥치는 대로 촬영하기 시작했다.

환자들이 처음에는 김씨가 방사선 치료를 받느라 머리털이 빠지고 여윈 자신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거세게 반발했다. 욕설까지 해가며 촬영을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김씨가 환자들의 옆이나 뒷모습, 병원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등을 담은 사진에다 음악을 곁들여서 만든 1시간 짜리 동영상을 만들어서 환자들에게 보여주자 환자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자들이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추하지 않다는 점과 병원 주위 풍경이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다.

김씨는 이때부터 환자들에게 개개인의 모습을 담은 인물 사진을 촬영한 후 액자에 넣어 선물해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실의에 빠지기 쉬운 환자들에게 자신의 활짝 웃는 희망찬 모습을 담은 사진을 선물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사랑과 삶의 의욕을 다시 깨우쳐준 것이다.

김씨는 “암 환자들이 사진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자기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환자 내면의 아름다움을 끌어내기 위해 환자들의 웃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촬영한 사진 속 암 환자들은 한결같이 밝고 명랑하게 웃고 있었으며 세상 시름을 다 잊은 사람처럼 순박해 보였다. 일부 환자들은 김씨의 전속 모델이라도 된 듯 각기 다른 포즈로 여러장의 사진에 등장하기도 했다.

환자 정숙(여·49)씨는 “김 선생님을 만난 후 내 자신의 모습이 이렇게 멋있는 줄 처음 알았다”며 “지금은 김 선생님에게 가족 사진을 촬영해달라고 조르고 제 방을 김 선생님이 촬영한 사진으로 도배할 정도로 김 선생님의 전속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 유종상씨도 “평생 밖에서 촬영한 사진보다 간질환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김 선생님이 지난 1년간 눈물겹게 촬영해 준 사진이 더 많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진은 선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기록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촬영한 사진들이 임종을 맞이한 암 환자들을 위한 영정사진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환자의 행복한 모습, 가족과의 단란한 모습 등을 담은 유일한 기록물인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 30대 여성 환자가 가족사진 촬영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 버리는 바람에 다섯살 짜리 아들이 가족사진 한 장 없이 평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된 적도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환자들을 만날 때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좋을 때라는 점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지금 이 순간을 사진기록으로 남겨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씨가 환자들에게 사진첩을 선물하는 것 못지 않게 신경쓰는 분야는 사진 전시회 개최다. 그는 지난해 환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를 병원 안팎에서 무려 8차례나 개최했다. 한 번에 출품하는 작품 수는 대략 100여개. 그가 이 같은 전시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한편, 환자들에 대한 외부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다.

김씨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는 에덴요양병원 인근에 ‘찰리의 행복스튜디오’를 설립, 지인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후원금을 받고 가족사진을 촬영해주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사업 수익금은 좀 더 많은 말기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데 쓸 예정이다.

김씨는 B형 간염, 간경화, 당뇨 등으로 지난 1994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5차례 쓰러지는 등 생사의 위기를 수없이 겪었지만 아직까지 살아 있고 최근 몇년간 간경화 현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자신에게 남을 위해서 살라는 소명이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에게 몸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비를 들여 사진 봉사에 매진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다른 환자들과 가족들이 사진을 받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자신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다.

인터뷰 = 이상원 부장대우(전국부)
남양주 = ysw@munhwa.com
[ 관련기사 ]
▶ IMF 사태 계기로 시작한 ‘봉사’… ‘오랜 취미’ 사진으로 활동 폭…
[ 많이 본 기사 ]
▶ 윤석열 45.7% 이재명 34.7% 안철수 10% 허경영 2.6%
▶ ‘이특 누나’ 박인영, 성전환 사진 공개…“깜놀”
▶ 김만배, 정보 제공자로 이재명 최측근 ‘김용’ 언급
▶ 지적장애 부인을 동창과 함께 강간한 인면수심 40대
▶ 어머니 장례식장서 조카 마구 폭행…13일후 결국 사망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유출 답안으로 내신시험…‘숙명여고..
여성 신체 24차례 불법 촬영…수사팀..
檢 반발에… 박범계, ‘외부 검사장’ 철..
부실 수사에 사찰 논란까지… 공수처..
운동권 카르텔 진화냐, 민주주의 수호..
topnew_title
topnews_photo 尹오차범위 밖 앞서…심상정 정의당 후보 2.4%순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미디어리서치가 OBS(경인방송) 의뢰로 지난 18~..
ㄴ “이재명 34% 윤석열 33% 초접전…안철수 17%”
팬티 벗기고 여성에게 침 놓은 무면허 60代 ‘무죄’
‘전국노래자랑’ 송해, 건강 문제로 입원…대체 MC가 진..
홍준표 ‘원팀 결렬’ 선언에 尹 “그간 사정 언급 적절치 않..
line
special news 앤디 예비신부는 제주MBC 이은주 아나운서
그룹 ‘신화’ 막내 앤디(41)와 결혼하는 예비신부가 제주 MBC 소속 아나운서 이은주(32)로 밝혀졌다.앤디..

line
청주 에코프로비엠 공장서 대형화재…3명 구조·1명 고립
김만배, 정보 제공자로 이재명 최측근 ‘김용’ 언급
이재명 ‘서울 지지율 정체·정청래 거취·형수욕설’ 3중고
photo_news
승려대회서 ‘문전박대’ 민주…정청래 “참회와 ..
photo_news
4만원 도시락을 900원에 팔고 이틀뒤 취소…맘..
line

illust
성동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서 ‘진동’ 신고…국토부, 긴급 점검

illust
서로 때리고 바지 확 내리고…장난아닌 ‘애로부부’
topnew_title
number 유출 답안으로 내신시험…‘숙명여고 쌍둥이’ 2심..
여성 신체 24차례 불법 촬영…수사팀 증거수집 ..
檢 반발에… 박범계, ‘외부 검사장’ 철회
부실 수사에 사찰 논란까지… 공수처 첫돌, 해체..
hot_photo
한효주 치마 터지자…
hot_photo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 시..
hot_photo
아이유, 과감한 시스루 원피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