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협력만이 인류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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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진화 / 폴 에얼릭·로버트 온스타인 지음, 고기탁 옮김 / 에이도스

‘우리’에게 집착하고 ‘타인’을 배척하는 인간의 본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인간사회의 모든 분쟁과 갈등은 ‘우리대 타인’이라는 기본 틀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 진화생물학자인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생물학, 뇌과학, 인류학, 역사를 아우르며 인류의 무리 짓기 본능, 공감, 협력 등의 문제를 파헤친다.

인간의 공감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첫번째는 타고난 것이라는 설명. 태어난 지 불과 1시간도 되지 않은 아기가 갖고 있는 모방능력에서 알 수 있듯 인류에게 부여된 공감 능력이 실재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다.

두번째는 가족관계의 패턴. 저자들은 대략 150여명으로 추정되는 수렵채집사회의 가족집단에서부터 현대의 핵가족, 그리고 지구촌 가족까지 두루 살핌으로써 가족이야말로 인간이 ‘우리’를 발견하고 ‘타인’을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단위라고 보고 있다.

인류역사에서 타인과 대립해 온 역사는 바로 ‘우리대 타인’의 논리에 지배받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70억 지구인들은 아직도 수렵채집사회식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감’이 비로소 중요한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지구인은 외줄 위에 서 있다. 공감을 확대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