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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논설주간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04일(水)
하태경과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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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논설실장

4·11 총선에서 주목 받는 두 사람의 정치신인이 있다. 하태경(44) 새누리당 부산 해운대·기장을 후보와 박용진(41) 민주통합당 대변인.

하 후보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 이석기 후보에 대해 ‘북한과 연결된 지하조직 출신’이라며 석명(釋明)을 요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유사한 경우가 최소 5명이라며 ‘종북(從北)후보’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1992년 백기완 ‘민중후보’ 지원 이후 20년 동안 진보정치 운동에 투신했으나 지난해 9월 ‘탈번(脫藩)’, 민주통합당에 합류했다. 1998년 3월 민주노동당 창당에 나섰던 초기 10여명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최장수 민주노동당 대변인이었지만 신생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석패, 10년 동안 두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했던 서울 지역구(강북을) 출마를 접고 민주통합당의 명(名)대변인으로 활약 중이다.

두 사람은 정치 노선을 제외하면 공통점이 많다. 헌신성과 현실성이 분명하며 소명의식도 확고하다. 그리고 불이익을 감수하며 자신들이 비판하던 정당으로 옮겼다. 주사파가 활발하던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전반 학생운동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두 번씩 감옥살이를 한 것도 흡사하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과 종북의 실체에 대해 분명히 알고 결별했다. 학생운동 시절에도 하 후보는 비(非)주사파 NL(자주파) 계열이었고, 박 대변인은 PD(평등파) 계열이긴 했다.

하 후보는 노벨상의 꿈을 안고 1986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말기를 겪으며 학생운동 투사가 된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조국통일위원회(조통위) 간부로 활동하는 등 종북 학생운동의 배후였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989년, 1991년 두 차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1991년에는 당시 떠들썩했던 박성희·성용승 밀입북 사건 배후로 1년8개월을 복역했다. 그 뒤 문익환 목사의 ‘통일맞이’단체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북한 실상을 안 뒤 북한 민주화 운동 쪽으로 전향한다. 김대중 정권이 대북 방송을 축소·변질시키자 민간 방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미국 정부·의회에 호소해 미국 의회자금 60만달러를 유치했다. 2005년 12월8일 열린북한방송을 개국, 러시아와 미국의 단파 채널을 임차해 방송을 시작했다. 국제적 활동에도 앞장서 지난해 9월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를 결성했다. 국제 인권운동의 ‘빅3’인 국제사면위원회,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인권연맹(FIDH)을 비롯, 15개국 40여 단체가 참여했다.

박 대변인은 1990년 성균관대 사회학과에 입학, 1994년 총학생회장이 됐다. 당시 서울지하철 파업 연대활동으로 구속됐다. 출감 뒤 1주 활동비 3만원으로 진보정당 건설에 헌신했다.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집회에서 연설하다 구속돼 2년1개월의 수감생활을 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과 함께 국회의원에 출마, 13.3%를 득표했다. 2004년 총선에는 복권되지 않아 출마하지 못했고, 2008년 총선에는 진보신당 후보로 나와 11.8%를 얻었다.

박 대변인은 최근 출간한 저서 ‘과감한 전환’에서 민주노동당 대변인을 맡았던 3년여 동안의 눈물겹지만 치열했던 시절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란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대안과 정책을 실천할 때만 존재이유가 있다면서 진보정당과 결별했다. 북한 핵실험과 관련, 북한 선택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용납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 후보 역시 저서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에서 “친북의 끝에서 반북이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정치의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공천 내용을 볼 때 17·18대 국회보다 더 나쁠 것으로 우려되는 19대 국회에서 이들의 공감(共感)과 반(反)종북 정치는 실낱같은 희망이다. 다만 그들이 현실정치의 문턱을 제대로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 대변인은 예선에서 탈락해 보궐선거 등을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하 후보도 늦게 공천이 확정돼 지역 기반이 단단한 후보들과 싸우기에 힘겹고 종북세력의 낙선공작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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