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9.20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06일(金)
신라 고분에 ‘무슬림’ 흔적… 1300년전 서역 교류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슬람과 한국문화 / 이희수 지음 / 청아출판사

경주 괘릉 앞의 문인 석상은 중앙아시아 위구르 인의 모습을 보이는 데 반해, 무인 석상은 페르시아계 무슬림 군인의 모습을 띤다. 고분에서 출토된 여러 토용의 모습에서도 페르시아계나 튀르크계 서역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페르시아의 구전 서사시 ‘쿠쉬나메’의 주요 무대 중 하나도 신라다. ‘쿠쉬나메’는 중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거주하는 페르시아인들이 신변의 위협을 받자 이들이 신라로 망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사산조 페르시아와 신라가 활발한 교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30여년간 중동과 이슬람을 연구해 온 이희수 한양대 교수가 기록과 유물에서 한반도와 이슬람 문화권 사이 교류의 역사를 되짚었다.

책에 따르면 아랍-페르시아 상인들의 신라 진출이 본격화된 8~9세기경에는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슬람 제국의 수도 바그다드-당나라의 수도 장안-신라의 수도 경주 사이에 문화적으로 ‘동시 패션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동시패션 시대’란 콘스탄티노플에서 경주까지 전달되는 고부가의 교역품 수송이 바닷길이나 낙타를 이용한 육상 실크로드를 통해 6~8개월이면 가능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통일신라시대 고분에서는 경주 황남동 상감유리구슬(보물 제634호), 황금 보검(보물 제635호) 등 서역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한반도와 이슬람 사이의 교류는 고려를 지나 조선 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15세기 중반에 들어서기 전에 이슬람 문화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졌다. 1427년 세종의 외국 문화 배척 칙령으로 급격한 동화가 강요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은 국기 이데올로기가 받아들인 신유교주의가 강조되면서 세계관의 초점은 온통 중국에 맞춰졌다.

저자는 처용과 처용가에 대한 독특한 견해를 제시한다. 처용가에서 아내를 범한 ‘역신’은 당시 유행하던 천연두로, 세계 최고 수준이던 이슬람 의학 기술을 처용이 신라에 전수해 이를 물리쳤다는 것. 처용가의 서사 구조가 ‘쿠쉬나메’와 비슷한 점, ‘밤들이 노닐다가’라는 구절은 밤의 문화인 이슬람-오리엔트 정서에 들어맞는다는 점 등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책엔 일제강점기 번영을 누리던 튀르크인 이슬람 공동체와 1990년대 이후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성장한 이슬람 공동체 등 근·현대 한국 이슬람의 모습도 담겨있다.

저자는 “중동과 서아시아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 그것도 지극히 미국 중심으로 왜곡된 현실의 축이 아니라 깊은 역사성과 우리와의 문화적 교류로 살펴보고자 한다”며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사료의 발굴·재해석을 통해 중동과 서아시아를 함께하는 협력적 파트너로 다시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e-mail 김도연 기자 / 전국부 / 부장 김도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이근 대위 “UDT 상상못할 지옥훈련 다반사…저도 모르게..
▶ 의사당서 나체사진 보다가 딱 걸린 의원… “함정이다”
▶ 재난지원금 28~29일 1차 지급…“대상자에 안내문자 발송..
▶ “코로나 벌금 대신 낼 후원자 있어”…감리교 목사 또 논란
▶ “뇌출혈 아들은 3차례 병가청원 묵살…고위직 아들이면 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흉기에 찔리고도 “컵에 맞았다”며 ..
단란주점은 되고 유흥주점은 안된 이..
아파트 거래 최악인데… 전세도 매매..
트럼프 “틱톡-오라클 합의 승인하겠다..
“선원이 왜 모자라지?”…어선 냉동고..
topnew_title
topnews_photo 특고·프리랜서 지원금 24~29일 사이…소상공인은 28일돌봄지원금 추석전 대부분 지급…“문자 받고 즉시 신청해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mark의사당서 나체사진 보다가 딱 걸린 의원… “함정이다”
mark“뇌출혈 아들은 3차례 병가청원 묵살…고위직 아들이면 다냐”
자녀 앞에서 집단성폭행 당해도 내 잘못이라고?
“코로나 벌금 대신 낼 후원자 있어”…감리교 목사 ..
[속보]신규확진 82명, 38일만에 첫 두자릿수…수도..
line
special news 류현진, 5회 집중타에 2실점… 시즌 2패·팀 6연패
필라델피아전서 6이닝 2실점 QS…5회 허용한 5안타가 ‘옥에 티’팀을 연패 수렁에서 구출하라는 특명을 안..

line
‘헤이워드 복귀’ NBA 보스턴, 마이애미에 2패 뒤 첫..
경찰, 철원 통해 월북 시도한 탈북민 30대 남성 구..
“기업 10곳 중 6곳 추석 상여금 지급…작년보다 줄..
photo_news
김광현, 피츠버그전 5⅓이닝 4실점…패전은 모..
photo_news
제시·이근·박세리·광희, 유튜브에도 방송에도 ..
line
[M 인터뷰]
illust
이근 대위 “UDT 상상못할 지옥훈련 다반사…저도 모르게 방송..
[김선규의 사람풍경]
illust
슬픔 삼키며 불고 또 불고… 영혼 위로하는 색소폰
topnew_title
number 흉기에 찔리고도 “컵에 맞았다”며 계부 감싼..
단란주점은 되고 유흥주점은 안된 이유…“춤..
아파트 거래 최악인데… 전세도 매매도 가격..
트럼프 “틱톡-오라클 합의 승인하겠다…환상..
hot_photo
RBW, 콘텐츠 융합형 브랜딩 캠페..
hot_photo
딘딘 “2주 정도 사겼다” 폭로…조..
hot_photo
전직 모델 “트럼프가 혀를”… 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