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과학

인문학자, 과학기술을 탐하다 / 이인식 기획, 박이문 외 23인 공저 / 고즈윈

융합이 사회 전반의 키워드인 시대,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 책은 문학 어학 철학 종교학 사회학 경제학 행정학 등을 전공한 24인의 인문학자들의 과학기술 체험기를 담았다. 24인의 인문학자는 각자의 방법으로 이뤄 낸 이종 분야 간의 융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지적 여정을 근대 초기의 지도 제작자에 비유하는 소설가 복거일에서부터 뇌과학에 관심을 갖고 문학과 뇌의 관계를 탐구해온 노어노문학 전공 석영중, 도시연구가 학문 간 융합적 연구를 위한 최적의 무대라 주장하는 사회학자 전상인에 이르기까지 각자 관심 분야만큼이나 다양한 융합 시도가 제시된다.

이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를 바탕으로 공학 및 과학기술을 응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기도 하며 과학기술 발전 정책 수립 등 과학기술과의 생생한 만남을 풀어놓는다. 융합이 시대의 화두가 되기 훨씬 전부터 삶에서 융합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남다른 세계와 성과를 창출해낸 멘토들의 융합 궤적은 경계 넘기를 시도하고 싶지만 막연함을 느끼는 후배 인문학도들에게 귀감이 될 듯하다.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인 이인식씨가 책을 기획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