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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06일(金)
국가가 방조하고 키운 性산업 어두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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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춘, 한국을 벗기다 / 강준만 지음 / 인물과 사상사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매춘의 천국이다. 최근 들어선 서로 모르는 사이의 남성들이 인터넷을 통해 모인 뒤 같은 성매매업소를 이용하고 요금을 할인받는 소셜커머스식의 신종 집단 성매매가 성업 중이기도 하다.

저자는 성매매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면서 이 문제가 한국의 근대화와 궤를 같이해 왔음을 밝혀낸다. 구한말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일제가 공창을 들여온 이래 풍류 위주였던 전통 기생 문화는 한국 남자의 영혼을 좀먹는 성매매로 변질한다.

책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후, 특히 3·1운동 이후 일제의 친일파 보호·육성 공작은 치밀하게 전개돼 심지어 화류계까지 친일화 공작의 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요정은 조선 엘리트들의 주요 사교·담론 공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해방이 되고서도 ‘기생’이 ‘양공주’로 바뀌었을 뿐 성매매는 더 기승을 부린다. 1970년대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성매매는 국가의 주요 수출 품목이 되기에 이른다. 1973년은 외화벌이를 위해 매매춘의 국책 사업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해였다. 박정희 정권은 1973년부터 매춘부들에게 허가증을 주어 호텔 출입을 자유롭게 했고 통행금지에 관계없이 영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여행사들을 통해 ‘기생 관광’을 해외에 선전했을 뿐만 아니라 문교부 장관은 1973년 6월 매매춘을 여성들의 애국적 행위로 장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 성 산업은 ‘티켓 다방’, ‘영계촌’ 등 형태를 바꿔 가며 전성기를 맞이한다. 미아리 텍사스촌, 천호동 텍사스촌, 청량리 588 등 소위 3대 집창촌이 들어선 것도 이 무렵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1970년대 이후 주춤했던 외국인 기생 관광을 한껏 더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 자연스레 에이즈 환자도 급증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의 도입은 성매매에 ‘날개’를 달았다.

저자는 한국의 성 산업이 국가의 방조 혹은 적극적인 개입 아래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조선 총독부든, 미 군정이든, 군사 독재정권이든 간에 성매매 여성은 권력이 필요로 할 때는 언제나 꽃을 피워주는 존재였다는 것이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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