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간암억제 유전자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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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이 낮아 대표적 악성 종양으로 알려진 간암의 예후(치료 결과)를 결정하는 새로운 암 억제 유전자가 규명됐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팀은 최근 한국인 간암 환자 100명의 종양조직에서 ‘히스톤탈아세틸화 효소 6(HDAC 6)’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뒤 환자들의 5년간 전체 생존율, 무병 생존율, 무재발 생존율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HDAC 6의 발현이 억제된 간암 환자는 발현된 환자보다 5년간 전체 생존율이 69.4%에서 50.9%로 떨어졌다. 무병 생존율은 44.9%에서 27.5%로, 무재발 생존율은 53.1%에서 35.3%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은 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발생빈도가 높은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는 5대암 중 하나다.

지난해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주요 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유방암 90.6%, 위암 65.3%, 대장암 71.3% 등이었지만 간암은 25.1%에 불과했다.

간암은 예후가 좋지 않고 아직까지 발병 시스템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남 교수팀은 또한 누드 마우스 이종이식 실험 결과, HDAC 6 발현이 증가된 간암세포주가 HDAC 6 발현이 낮은 간암세포주에 비해 종괴(장기에 발생한 종기) 형성이 현저히 억제된다는 사실을 도출해 냈다.

HDAC 6는 그동안 다른 암종에서 종양 촉진 유전자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오히려 간암에서 새롭게 종양 억제 유전자로서의 기능이 발견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억제돼 있던 HDAC 6의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면 자가 포식 세포 사멸을 유도해 종양 세포를 죽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남 교수는 “HDAC 6의 발현 여부에 따라 간암 환자의 예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HDAC 6의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면 간암 치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새로운 치료 유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간 학술지인 ‘Hepatology’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