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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13일(金)
절단한 팔 다리 ‘있는 듯한 느낌’… 뇌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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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 V S 라마찬드란 지음, 박방주 옮김 / 알키

캘리포니아대학 교수이자 뇌인지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정신과 뇌의 수수께끼를 벗기려는 뇌과학자다. 철학박사이자 의사인 저자는 인간 뇌의 비밀을 풀기 위한 독특한 실험을 통해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 그리고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과학적 탐구를 병행한다.

저자는 사고로 한쪽 팔을 절단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뇌의 지도를 실제로 그려 냈다. 그가 치료한 환자는 팔이 사라진 자리에서 통증과 가려움증을 느꼈다.

저자는 환자를 연구하던 중 얼굴의 어떤 부위와 유령의 팔이 보이지 않는 신경으로 연결된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환자의 눈을 가리고 뺨에 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자 물방울이 흐르는 느낌이 유령의 팔로 선명하게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저자는 거울로 만든 상자를 통해 환자의 양쪽 팔이 완전한 것처럼 시각적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자 환자가 겪던 극심한 불안과 고통이 경감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됐다. 최신식 수술장비나 값비싼 치료비 대신 거울 하나로 환자의 고통을 줄여 준 이 실험은 의학사상 의사수족증 절단수술에 성공한 첫 사례로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라마찬드란에 대해 “지금껏 사지 절단된 환자에게 진통제가 아닌 거울을 처방한 의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그의 놀라운 탐험 정신이 미지의 세계인 뇌를 개척하고 뇌의 지도를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인간 진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거울신경’이라 불리는 특별한 세포에 대해 소개한다. 텔레비전에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입에 침이 고이고, 영화 속 연인의 애정 표현을 보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은 ‘거울신경’이라는 뇌 속의 특정 뉴런이 활동하기 때문이며, 인간 고유의 특성은 여기서 비롯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인체에 나타나는 극단적인 증상인 공황장애나 자폐증 등의 원인도 뇌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공감각이야말로 인간의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에 대한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자아에 대한 철학서이며 과학적인 견해를 담고 있는 책은 프로이트의 주장에 따라 자아가 경이로울 정도로 강력한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뇌의 작은 한 덩어리에서 생성되는 것임을 전제한다. 저자는 통일성, 지속성 전형, 프라이버시, 사회적 수용, 자유 의지, 자기 인식 등 일곱 가지 관념이 자아를 지탱하는 다리이며, 그중 하나가 무너졌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말해 준다.

이 책은 뇌과학을 기반으로 해 예술과 언어, 아름다움과 공감각에 대한 본질적 이유를 밝히고 뇌에 관한 다양한 접근법을 보여 준다. 또 인체에 나타나는 극단적인 증상, 예컨대 공황장애, 자폐증, 외계인손증후군, 사지절단애호증 등의 원인이 뇌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 준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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