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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13일(金)
어느 시각장애인의 7대륙 최고봉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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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내가 좋다 / 안디 홀처 지음, 여인혜 옮김 / 다반

하늘색을 좋아하는 시각장애인 안디 홀처는 “눈이 조금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듣고 지낸다. 지팡이 없이 혼자 길을 다닐뿐더러, 자동차 타이어를 직접 갈아끼우고, 폭설 때면 지붕에 올라가 눈을 치운다. 집의 벽면 목재에 말끔하게 페인트를 칠하고, 산악스키 그룹의 선두주자다. 암벽등반 때면 루트를 설명하는 등 그는 등반가로서도 경이의 대상이다

오스트리아 동티롤의 작은 마을 암라흐에서 1966년 태어난 그는 ‘시각적 암흑’ 속에서도 평범한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성장했다.

부모는 시각장애인 아들을 멀리 있는 특수학교에 보내지 않고 동네 일반학교에 진학시켰고, 동티롤의 어린이들이 그렇듯 자전거·수영부터 스키·스케이트·썰매까지 익혔다. 편견 없이 대하는 가족, 이웃들 속에서 그는 시각뿐 아니라 귀·코 등 나머지 감각기관을 활용해 농장의 소몰이 일까지 해냈다. 언뜻 몸짓이나 행동만 봐서는 옆에서도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집에선 방·거실·욕실·복도·계단을 두 손과 두 다리 그리고 피부의 민감한 감각으로 탐색했고, 특정 신체부위에 고통이 느껴지면 장애물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그는 16세 때 진로 선택의 기로에서 전문교육을 거쳐 전문마사지사로서 18세 때 자립했다. 어려서 익힌 기타연주 솜씨도 수준급인 그는 지역사회의 각종 연회에서 기타연주를 하는 한편, 암벽등반가로 활동하고 있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 출간된 자전적기록을 통해 저자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꿈꾸고 행동하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일깨운다.

시력없이 귀·코·입·손으로 대상을 ‘느낄뿐더러 바라보기도 하는’ 그는, 현재 세계 일곱 대륙의 최고봉을 등반하는 ‘7 서미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과연 그게 가능하느냐며 무모한 도전이라는 세인의 평가가 무색하게 그는 이미 유럽의 엘브루스, 북미의 매킨리, 남미의 아콩카과,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남극의 빈슨, 오세아니아의 카르스텐츠 등 6개봉을 등정했고, 아시아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준비 중이다.

산악지대에서 성장하면서 부모를 따라 도보여행을 떠나고 집 부근의 산을 찾으면서 그는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높고 경사가 가파른 험준한 산의 등반을 꿈꾸었다. 7세 때 2917m 높이의 바위산인 슈피츠코펠봉을 마음에 품었고 몇년 후 부모·사촌들과 함께 그 소망을 이뤘다. 그는 내비게이션 장치처럼 작동하는 머릿속 가상의 지도를 활용해 가파른 산을 오를 수 있었다.

블록 장난감을 조립하며 터득한 입체적 3차원 세계가 등반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전문산악인 한스 브루크너의 인도 아래 돌로미텐을 처음 등반한 데 이어 ‘7 서미트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어린 시절부터 시력없이 불가능한 일들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 허심탄회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40년여 동안 예리한 감각 덕분에 나는 시각장애인으로서도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다.”

그는 “한때 시력이 좀 나쁜 편이라며 장애 사실을 드러내기를 꺼렸다”며 “그러나 시각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다른 감각을 훨씬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경험을 토대로 등반과 인생의 노하우를 담담히 밝히는 그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위험한 곳은 경사가 심한 곳이 아니라 마음을 놓고 올라가는 곳이다. 그곳에 박힌 자갈이 굴러떨어지거나 바위가 흔들린다는 것을 모르고 암벽을 타다가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런 지점을 빨리 지나려고 무모한 시도를 하기보다는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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