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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13일(金)
不法파업 근로자의 편법 복직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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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 바른사회 사무총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26일 보궐선거 과정에서 불법(不法)파업으로 해고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근로자들을 복직시키겠다는 공약을 했고, 그 일환으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불법파업 등을 이유로 해고됐던 직원 12명을 경력직 채용 형식으로 복직시킬 것이라고 한다. 서울메트로 역시 노사(勞使)협의회에서 해고 직원 16명을 전원 복직시킬 방침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 해직 근로자 대부분은 이미 법원으로부터 불법파업에 따른 벌금형을 선고받았거나 적어도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법파업이란 현행법상 적법성이 담보되지 않은 파업을 말한다. 근로자의 파업이 적법성을 가지려면 노동쟁의의 주체가 노동조합이어야 하고, 쟁의의 목적이 근로조건 결정과 관련된 사항이어야 하며, 찬반투표·조정 등의 법정 절차를 밟아야 하고, 쟁의의 수단이 폭력·파괴 등을 동반하지 않아야 한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 바로 불법이다. 따라서 불법은 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고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이번에 복직될 것으로 알려진 서울도시철도공사나 서울메트로 해직 근로자들은 법의 허용한계를 일탈해 불법파업 등을 했기에 해고와 벌금과 같은 법적 책임을 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다시 복직시킨다는 것은 법과 원칙을 완전히 깨뜨리는, 참으로 우려스러운 조치다. 물론 이번 해고자 복직은 경력직 채용이라는 형식을 통해 재입사시키는 우회적인 편법을 쓰고 있으나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처사일 뿐, 이미 법의 권위와 원칙의 일관성을 일격에 무너뜨린 비법치적·법파괴적 파행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법을 지키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오히려 무능의 소치로 여기는 법 경시 풍조가 사회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법은 사회적 합의이며 국민의 뜻이라는 교과서적 의미와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의 법적 안정성의 정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념의 잣대로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또한 선거를 통해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기존의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자기 스스로 새로운 원칙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개혁과 법치의 파괴는 엄연히 다르다.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법과 원칙 등 기본적 사회질서를 교란시키는 것은 사회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킨다. 불법파업으로 징계나 형벌을 받은 사람이 당당하게 다시 복직된다면 이미 적법파업과 불법파업의 경계는 무너져 버린다. 적법한 파업의 요건은 오랜 논의와 연구 끝에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깨뜨리는 불법적 파업을 해도 신분상·형사상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면 누가 법을 준수할 것이며 노동관계법의 실효성은 또한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이번 해고자 복직 조치는 좁게는 노동관계법의 실효성 약화에서, 넓게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시키는 매우 위험한 결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조치는 노사관계의 경직화를 초래하고 노사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 또한 크다. 이 같은 악선례(惡先例)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노동계에서 유사한 복직 요구가 쏟아질 것이다. 실제로 2009년 해고된 코레일 노조원 108명도 이번 도시철도공사 사례를 언급하며 복직을 더욱 강력히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장은 서울시민 모두를 위해 일하는 자리이지 법치를 흔들면서까지 자신을 지지했던 특정단체에 보은(報恩)을 행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박 시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서울시민의 믿음이 절망이 되지 않도록 서울시장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시정(市政)을 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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