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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배영순의 방하 한생각 게재 일자 : 2012년 05월 03일(木)
무례(無禮)한 예배(禮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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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가서 경건하게 예배를 하고, 법당에 들어가면 불상에 공손하게 예배한다. 그런데 그 기도를 받는 자는 누구이고 그 절을 받는 자는 누구일까? 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내 나름으로 내 심상이 만들어낸 하느님과 부처가 아닐까? 나의 기도, 나의 소원을 들어줄 것 같은, 그런 나의 욕심에서 지어낸 상(相)이 아닐까? 성경을 읽었든 불경을 읽었든, 그의 뜻대로 읽은 게 아니라 내 뜻대로 읽고 내 뜻대로 만든 상(相)이 아닐까?

그렇다면, 예배(禮拜)가 아니다. 무레(無禮)한 것이다. 아무리 경건한 척 해도, 아무리 공손한 척해도, 내 욕심으로 내 뜻으로 대상화한 가상의 존재를 향한다면 무례한 것이다. 번지수가 틀린 기도와 예배는 거짓이고 무례한 것이다. 내 욕심으로 그를 더럽힌 것은 무례한 것이다. 무례한 예배, 평생을 한들 그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거짓의 신앙에 길들여져 있고 거짓을 즐긴다.

예배가 성립하려면, 예(禮)가 성립하려면 그 거짓을 걷어내야 한다. 거짓의 심상을 걷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내 욕심에, 내 심상에 갇혀있는 환상속의 그와는 결코 만날 수 없다.

우리의 기도는 얼마나 간사한가? 가지 수는 또 얼마나 많은가? 날이면 날마다 주제가 바뀐다. 남편 승진을 빌고, 가족이 병들면 병 고쳐달라고 빌고, 입학시험 때면 합격을 빌고, 사업이 번창하게 해달라고 빌고, 선거에 나가면 당선을 빈다. 또 천당 가고 극락 가게 해달라고 빈다. 간사하고 탐욕스러운 기도를 하면서 예배(禮拜)를 말할 수 있을까? 이건 예배가 아니라 구복(求福)의 비즈네스다.

또 주일마다 회개를 한다. 지난 주에도 회개하고 또 이번 주에도 같은 짓으로 또 회개한다. 어느 것 하나 나쁜 버릇을 고치지 않고 뻔뻔스럽게 주일마다 나타나서, 날이면 날마다 회개를 하는데, 염치없는 기도를 하는데, 그게 예배일까? 예(禮)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말 기도라면, 하나로 끝날 것이다. 그 길에서 생을 마친다는, 그 하나의 뜻으로 살겠노라는, 그 하나로 끝날 것이다. 기도의 가지 수가 많고 기도의 종목이 많다는 것은, 오늘은 이렇게, 내일은 저렇게 변덕스럽게 기도가 바뀐다는 것은,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내 욕심의 푸념이고 넋두리일 뿐이다.

배영순(영남대 국사과교수/ baeysoon@yumail.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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