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키워드로 풀어낸 52개 도시

도시수집가 / 박사·이명석 지음 / 궁리

전 세계의 대표적인 52개 도시를 골라 각각 일곱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다양한 시선으로 그 도시를 들여다본 이야기. 역사와 문화, 종교, 예술 등을 두루 아우르는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도시가 품고 있는 핵심과 매력을 조명한다.

과연 거대하고 또 복잡한 현대 도시를 고작 7~8쪽의 분량만으로 정의내릴 수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온갖 잡학을 다 동원해 풀어낸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그 도시의 이미지가 또렷해지니 말이다.

저자는 객관적이고 분석적이면서 한편으론 감각적으로 도시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예컨대 저자는 런던에는 ‘안개와 미스터리와 탐정들’이란 부제를, 두바이에는 ‘석유가 아니라 상상이 바꾼 도시’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런 식으로 스톡홀름에는 ‘실용적이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는 문구를, 멕시코시티는 ‘황금의 양념으로 버무려진 초현실’이란 수식을 붙여줬다. 저자는 전세계 도시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이들 도시를 다 가보지는 못한 듯하다.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