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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랑 그리고 희망 - 2012 대한민국 리포트 게재 일자 : 2012년 05월 09일(水)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사회 첫발’
환자편일거란 선입견 우려… 편향된 시각으로 일한다면 장기적으로 환자들에 피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성준(36)씨는 지난 4월 처음 문을 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오는 7월부터 전문직 나급으로 입사키로 돼 있다. 일반 공무원으로 치면 5급 사무관에 해당하는 자리다.

대학 4학년 때 낙상사고로 1급 장애인이 된 후 2년6개월을 방황하다 7년 고시공부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씨는 첫 직장으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선택했다. 자신의 불행한 경험이 의료분쟁 조정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는 남다른 고민이 있다. 장애인이다 보니 병원보다 환자편을 들 것이란 선입견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법조인으로서 공평하게 접근할 뿐 어느 편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단호하게 주문했다.

“한쪽에 편향될 수 있지 않겠냐 하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내가 한쪽에 경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는구나 싶어 걱정이 됩니다. 제가 의료사고의 피해자들과 비슷한 유형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그 때문에 편향된 태도를 가진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만약 의료분쟁 담당자로서 의료 피해자들의 편만 든다면 단기적으로 그들에게 유익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행태들이 오히려 의료진들에게 방어적인 의료행위를 유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적기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하면 장기적으로 의료소비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지, 논리가 정연하다. 사법시험 3차면접 때도 공정성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너무나 떨려서 뭐라고 답변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장애인이기 때문에) 한쪽에 치우지지 않겠느냐”는 면접관의 물음에 “법조인이라면 당연히 공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답했단다.

앞으로도 그 비슷한 오해의 시선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는 의료분쟁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

“고시 공부할 때 스스로 재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기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재기를 도와주는 법조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의료분쟁은 평균 2년2개월의 소송기간이 걸리는데 양 당사자들에게 큰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 소모를 하게 만듭니다. 의료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빨리 매듭짓고 새 출발 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제가 꿈꾸는 법조인상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mail 김세동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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