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배연정씨가 걸어온 길… 1971년 가수로 데뷔했다 ‘끼’ 인정… 배일집씨와 ‘6년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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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배연정은 1971년 가수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행복했던 길’이라는 자신의 곡이 실린 다른 가수의 음반을 들고 찾아간 MBC에서 ‘가수로 키워달라’고 생떼를 부린 무모한 소녀였다.

MBC 코미디계의 대부였던 김경태 PD가 그를 눈여겨보고 ‘만능 엔터테이너 자질이 엿보인다’며 코미디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했다. 당시 코미디계는 오천평, 백금녀, 김희자 등 지나치게 뚱뚱하거나 마른 코미디 우먼이 득세를 하던 시절이어서 미모를 자랑하던 배연정에겐 이 제의가 그리 달가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코미디계에 입문한 배연정은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김희자의 대타로 다방 종업원 역을 맡은 그는 대선배인 배삼룡의 상대역을 배포있게 소화해 일찌감치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탤런트 사미자의 오빠이기도 한 사사환 PD가 TBC ‘고전유머극장’을 통해 ‘코미디계의 신성일·엄앵란’이라며 배일집·배연정 콤비를 탄생시켜 6년간 호흡을 맞추게 했다.

배연정은 종종 쇼프로에서 계은숙, 윤복희의 노래를 불렀는데, 프로 가수 못지않은 실력으로 1974년 레코드사로부터 음반 취입 제안이 들어와 트로트 음악을 발표하기도 했다.

곤지암에서 ‘소머리 국밥집’(1996년)을 운영하며 연예계 활동을 접은 것처럼 보였던 그는 그로부터 26년만인 2000년 두번째 음반을 내놓고 감췄던 꿈을 펼쳤다.

그는 현재 ‘소머리 국밥집’을 중심으로 홈쇼핑에 새로 론칭할 음식을 기획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방송사나 학교 등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든 달려간다. 그는 “내 이름 ‘연정(延政)’이 여러 사람한테 사랑을 받으라는 뜻으로 지어진 건데, 실제 여러 분야의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어서 행복하고 뿌듯하다”고 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