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전략 ‘연대’서 ‘自强’으로

“연대하고도 패할 수 있고 연대 안하고도 이길 수 있다. 야권연대 보다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쇄신이 더 중요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대선 승리 전략을 담은 ‘김영환의 대선일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통합진보당(진보당)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과 손잡고 새누리당과의 ‘1 대 1 대결구도’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민주당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라는 얘기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하고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4선의원 고지에 오른 백전노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진보당 내분과 폭력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대선 전략의 무게중심이 ‘연대론’에서 ‘자강론(自强論)’ 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야권연대의 한계가 확인된 데다 이제는 연대의 한 축인 진보당이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진보당만 바라보다가는 큰 일을 그르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다.

가장 큰 변화의 움직임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체제의 최근 행보에서 감지된다. 비대위 출범 후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법안’을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15일 당 소속 시·도지사들과의 정책협의회에서는 오는 2014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냈고, 파산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19대 국회에서 지방재정특별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민생 집중’이다. 박지원 대표가 취임 일성(一聲)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민생을 챙김으로써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박 대표가 17일 강기갑 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내부에서 ‘이런 상태에서 야권 공조를 해야 하냐’란 압력을 많이 받는다”며 쓴소리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내 대선주자,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도 자강론은 확산되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최근 문재인 상임고문이 이른바 ‘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을 밝힌 것에 대해 “자포자기”라고 비판했다. 손 고문은 “연대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지금은 우리가 건설해 갈 나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할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