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2000년 美공화 승리는 서민 우경화 탓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토마스 프랭크 지음, 김병순 옮김/갈라파고스

공화당의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0년 미국 대선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선택한 당은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치는 공화당이었다. 당시 가난한 주가 많은 내륙 지역이 공화당의 빨간색으로 뒤덮인 반면, 상대적으로 부유한 주가 많은 해안 지역에서 민주당의 파란색이 강세였다. 내륙의 캔자스 주도 급진적이며 진보적인 지역임에도 대선에선 공화당에 표를 던졌다. 캔자스 주에서 자랐고 캔자스대에서 공부한 저자는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며 현지인 대상의 인터뷰 등을 통해 이 현상을 파고들었다.

저자는 보수 우파가 장기적으로 교묘하고 은밀하게 진행해 온 전략, 정치적 조작에 따라 서민 지역에서 우경화가 확산됐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지지해 왔던 민주당이 부자들의 정당이고 오히려 공화당이 자신들을 위한 당이라는 착란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 당시 공화당의 기독교 우파가 주도하던 시끌벅적한 낙태 반대운동도 캔자스의 우경화에 영향을 미쳤고 보수 반동이 힘을 얻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2004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 대선을 앞둔 2012년 한국의 상황과는 어떻게 겹칠지 흥미롭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