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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2년 05월 25일(金)
光復 67년만에 日 戰犯기업 배상책임 물은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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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법원이 1965년 한·일(韓日) 청구권협정의 본질을 헌법의 대의(大義)로 재규정했다. 대법원 1부는 24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과 신일본(新日本)제철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2건을 패소 판결한 각 원심을 파기 환송하면서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청구 협상이 아니라 양국 간 재정적 민사적 채권·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따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협정 적용 대상에 일본이 관여한 반인도적(反人道的)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배청구권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67년 만에 전범(戰犯)기업 책임에 대한 종전(從前) 판단을 모두 뒤집은 이번 판결은 피해배상의 길을 연 차원을 넘어 한·일 양국의 정부와 의회에 대해 굴곡된 과거의 청산 과제를 새로이한 의의를 지닌다.

대법원 1부는 4대 쟁점을 명확히했다. 첫째, 일본의 최고재판소 등 각 심급의 기각 판결을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규범적 인식이 전제여서,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으로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와 정면 충돌한다”는 이유로 배척했다. 둘째, 피고기업의 1950년 해산 전·후(前後) 동일성을 인정했다. 셋째, 청구권협정으로 대한국민 개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라고 심판했다. 넷째, 소멸시효 또한 신의성실(信義誠實) 원칙에 비춰 완성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가위 역사적 판결이다. 주심 김능환 대법관은 ‘건국하는 심정’을 토로했고, 대법원 측도 “일제 강점기 당시 수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법에 근거한 판단을 대한민국 사법부는 인정할 수 없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8월30일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확인한 한국정부의 부작위(不作爲) 위헌(2006헌마788)과 짝을 이뤄 한·일 과거사를 사법 차원에서 재조명한 의의가 각별하다.

확정판결은 아직 아니다. 파기환송심이 배상액부터 확정해야 한다. 나아가 실제 배상까진 첩첩난관일 것이다. 궁극적으론 일본 기업의 책임이지만 정부는 종전 시각의 잘못과 부작위를 자성하고 진취적인 대일(對日)외교를 통해 일본 정부·의회가 독일 선례를 본받아 특별입법 내지 기금 등의 해법을 모색하도록 견인할 책임이 무겁다. 일본 사법부도 반인도 형사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와 같은 세계사법(世界司法) 또한 유념해 인류 보편의 정의관(正義觀)과 양국의 ‘선린(善隣) 미래’를 위한 의지를 다잡기 바란다. 대법원 또한 환송심을 거쳐 돌아올 두 사건을 전원합의체 심판에 부쳐 역사와 미래를 위한 초석(礎石)의 판례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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