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희망 - 2012 대한민국 리포트>우 교수의 장애論 “장애인의 반대는‘未장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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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未)장애인.’

누구나 아직 장애를 갖지 않았을 뿐, 내일 당장 장애를 갖게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우 교수가 쓰는 단어다. 그는 “장애인의 반대말로 흔히 쓰이는 ‘비장애인’이란 말은 장애인과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이 다르다는 사고에서 나온 말”이라며 “나도 언젠가 장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부산 남구 대연동 파크사이드 재활의학병원을 방문하고 이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16년 동안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온 우 교수는 3년 전 통합예술치료학회에 가입해서 600시간에 걸쳐 예술치료를 배웠다. 예술치료사 슈퍼바이저 자격증도 땄다.

그러고나서 이 병원을 찾았을 때 실어증을 앓는 30대 남성을 만났다. 한때 연극배우였고 교통사고가 나기 전까지 조그만 무대의 가수였다. 평범한 삶을 살던 이 남성은 병실에 홀로 앉아 멍한 눈을 한 채 말 없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 우 교수는 그의 병실을 찾아 한때 그가 좋아했을 것 같은 김광석의 노래와 다른 음악들을 지속적으로 들려줬다. 음악이 그의 마음을 울렸을까, 몸을 움직이고 서서히 말을 되찾더니 지난해부터 그는 이 병원 연극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우 교수에 따르면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로 실어증에 걸린 사람들은 남의 말을 못 알아듣거나 알아듣는 데도 말이 안 나오거나, 말을 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조음을 못해 이상한 발음을 하게 되는 등 3가지 증상을 겪는다. 우 교수는 음악이 이런 장애를 앓게 된 환자들을 치료한다고 믿는다. 우 교수가 병실을 찾아다니는 음악회를 여는 이유다. 재활원 장애인 환자들이 우 교수의 공연에 감사하며 남긴 메시지가 눈에 들어온다.

‘울림 가득한 목소리, 털털한 웃음, 음악가 우광혁 교수와 그의 기타 한 대가 병실 앞을 서성입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가 열립니다. 병실에 울리는 기타 소리는 마른 대지의 갈라진 틈에 스며드는 비와 같습니다. 로망스의 눈물이 흐르고 스페인 무곡의 탄성이 저절로 터집니다. 병실과 치료실을 넘나들며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는 계속됩니다. 나 하나를 위해 누군가가 혼신의 힘을 쏟는 다는 것. 사랑받고 있는 증거가 아닐까요?’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