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잔소리 아닌 ‘멘토링’이 아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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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고봉익·이정아 지음/명진출판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자녀를 둔 집에서는 매일 고성과 한숨이 쏟아진다. 말 안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녀와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며 살고 있다.

공부는 하는둥 마는둥, 하루종일 휴대전화를 잡고 살고, 외모에만 신경쓰는 아이를 보면 울화가 치밀고, 꾹 참다 가끔 잘못을 지적하면 버럭 화부터 내며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부모가 쏟는 관심과 사랑도 귀찮아하며 짜증을 내기 일쑤다.

다양한 자기주도학습법을 전파한 고봉익 공주교대 겸임교수와 TMD 교육그룹의 이정아 수석 컨설턴트는 사춘기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부모가 ‘양육자’가 아닌 ‘멘토’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녀의 부족함을 잔소리로 강요하기보다는 동기를 부여하고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생활, 관계, 성적, 미래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아이들이 사춘기에 겪는 변화를 소개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멘토 부모가 되는 길을 제시한다. 또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모를 떠나 성인이 될 준비를 하는 시기인 사춘기의 치열함을 ‘독립운동’에 비유하며 부모들이 답답해하고 힘들어하는 대표적인 상황을 제시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 문제에 대한 진단과 구체적인 해결방법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그런 애랑 놀지 마’라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 친구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 부모에 대한 분노와 반발심이 솟구치기 때문이란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유혹거리가 너무 많아 공부를 게을리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모범을 보여 생활습관을 바꿔줘야 한다고 소개한다. 자녀의 절제력은 부모의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 부모가 무절제하게 생활하면 아무리 좋은 말로 달래거나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도 자녀는 달라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가 텔레비전에 매달려 살면 부모가 먼저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통화는 용건만 간단히 하는 모습을 보이며 컴퓨터도 꼭 필요한 일을 마치면 바로 꺼버리라고 한다. 부모가 자신의 유희거리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는 부모의 진심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해결방법은 가슴에 쏙쏙 와닿는다. 불안한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보던 시선이 한결 편안해지고, 아이가 지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