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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게재 일자 : 2012년 07월 04일(水)
이수만회장의 발걸음 너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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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면도에서 열린 ‘한류 문화관광 동력을 활용한 지역발전 포럼’에서 만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20대 같은 날렵한 몸매를 뽐냈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꼿꼿한 허리를 앞세우고 당당하게 백사장으로 걸어가는 그를 보며 하마터면 ‘와~’하는 작은 탄성을 쏟아낼 뻔했습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듯한 꽤 괜찮은 몸매를 감싸는 댄디(dandy) 스타일의 양복은 그의 ‘젊은 감각’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포럼이 열리는 도중, 한 관계자가 이 회장을 향해 “올해 환갑이신데…”하자, 이 회장은 “그런 말씀 마시라”고 웃은 뒤 서둘러 ‘나이 얘기’에서 벗어나려 했습니다. 이 회장은 이미 나이를 잊어버린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기조연설에서 자주 사용한 용어들은 한창 학구열에 빠진 20대 대학생의 그 것처럼 트렌디하고 현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컬처 이코노미(culture economy)니 ‘버추얼 네이션(virtual nation·가상국가)’ 같은 용어들이 쉽게 머릿속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20대처럼 사고하고, 말하며, 행동했습니다.

그의 이 같은 감각은 자신이 키운 일련의 소속 가수들을 통해 확실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현진영이라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연예기획사를 시작했지만, 그가 마약으로 숱한 위기에 빠지자 이 회장은 바로 실력과 끼를 지닌 ‘뮤지션’대신 말 잘듣는 어린 ‘아이돌’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다’싶으면 바로 접고, ‘맞다’싶으면 끈질기게 이어가는 그의 고집과 근성, 빠른 판단력은 60대에 접어든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의 추진력은 지금까지 유효하고 적절했습니다. H.O.T가 2000년 첫 중국 공연을 통해 한류를 개척한 지 12년 만에 SM소속 가수들이 이미 세계적인 인기와 호응을 기대 이상으로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연설에서 미래지향적인 혁신의 언어들을 자주 입에 올렸습니다. 시장의 초점을 미국이 아닌 중국, 가상국가 선포식을 통한 (해외 팬들에게) 시민권 제공 등 소위 ‘앞서가는’ 설명을 통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한껏 투영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음악 시장에서 미국을 뚫지 않고 세계 시장을 석권한다는 것은 ‘여우와 신포도’ 얘기처럼 ‘포기의 수순’을 밟는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가상국가 선포식 역시 케이팝(K-POP)에 열광하는 어린 10, 20대들만 잡겠다는 특정 세대 끌어안기처럼 비쳐지기도 합니다.

‘젊은 감각’을 무기로 원대한 목표를 실현하려는 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나, 확신에 찬 자신감으로 너무 앞서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문화는 스티브 잡스가 초단기간에 이룩한 정보기술(IT)의 속도처럼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상품이 아니니까요. ‘특정인’이 아닌 ‘누구나’가 인정하는 보편적 가치 획득을 위해 문화에 ‘슬로 템포’가 투영될 시점인 듯합니다.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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