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북투 파괴’ 말리서 反이슬람 시위

세계문화유산 팀북투 파괴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말리에서 반 이슬람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4일 AFP통신에 따르면 말리 시민 2000여 명이 이날 말리 수도 바마코의 독립기념 광장에 모여 북부를 장악한 극단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딘’을 몰아내자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부에 안사르딘에 맞설 수 있는 무기를 공급하라고 주장했다. “만약 군대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라도 북부 영토를 자유화시킬 수단을 달라”는 구호를 외쳤다.

국제사회도 연일 안사르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 날 성명을 통해 팀북투 파괴는 “무자비하고 냉혹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세계적인 종교, 문화 유산의 파괴는 말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지적, 팀북투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말리 시민들을 지지하는 EU의 성명을 재확인했다.

무력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 이슬람 무장단체 제재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유엔회원국의 다수 외교관은 제재안에 유엔의 아프리카에 대한 직접 군대 개입이 포함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15개국의 의회는 이미 말리에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군대를 형성해 말리 북부로 진입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ECOWAS는 이미 3300여 명의 병력 배치를 끝낸 상태다. 지난 3월 말리에 쿠데타가 발생하자, 북부 지역을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장악했고, 지난 6월 말부터 극단 이슬람 무장 단체인 안사르 딘이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팀북투의 이슬람 사원 등을 파괴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