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를 읽고>‘적격대출’ 느는 만큼 주택금융공사 출자도 늘려줘야

요즘 집값 하락에 따른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고, 이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해 여러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3일자 문화일보 포럼난에서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주택금융공사 출자확대를 통한 장기고정금리 적격대출 확대가 빚을 갚지 않게 하고 가계부채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그동안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이 3년만기 변동금리부 일시상환대출로 대출기간중에는 이자만 내다가 만기시에 전액을 상환하게 돼 있다. 이런 대출구조에서 단기간에 집값이 폭락하면 서민들은 일시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해 상환을 연체하는 등 고통을 겪게 된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을 20~30년만기의 고정금리부 분할상환으로 바꾸면, 단기간의 집값폭락에 따른 상환압력문제가 크게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3년 이내 단기 일시상환 대출을 20년 이상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그런데 현재 시중은행은 단기 변동금리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므로 이에 매칭해 단기 변동금리부로 대출을 취급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문제를 보완해서 시중은행의 장기 고정금리부 주택대출 취급을 가능하게 한 대출상품이 바로 ‘적격대출’이다. 적격대출 실행을 위해서는 시중은행의 장기 고정금리부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가 인수해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장기자금을 조달해 시중은행의 유동성 리스크와 금리 리스크를 제거하게 된다. 주택금융공사가 저비용의 건전한 MBS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대비 적정배수의 증권발행이 선행조건이다. 따라서 적격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공사에 대한 출자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진·한국주택금융공사 유동화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