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권력자들 결탁된 ‘마피아 국가’… 북한은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일 뿐”

“중국의 남중국해 영토 분쟁은 그만큼 내부가 불안정하다는 방증입니다.”

프랑스의 석학이자 문명 비평가인 기 소르망(68·사진) 박사는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에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보통신(IT)의 발달로 중국의 국민들과 부패한 공산당 지도부와의 괴리는 더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을 너무 크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확대해석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최근 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이 부딪히는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중국은 불안정하고 예측이 어려운 나라이며 여전히 매우 취약한 국가다. 경제력으로 보면 중국은 혁신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 비해 20년은 뒤처져 있고 군사력 역시 일본보다도 훨씬 약하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부패해 있고 권력과 이권이 서로 결탁돼 있다. 또 국민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등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 반면 과거와 달리 중국 국민들은 정보를 많이 접하면서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 의견과 민주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는 침체되는 상황이다. 남중국해 영토분쟁은 내부에서 쌓이는 이 같은 불만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일으킨 것이다. 중국은 권력자들이 결탁돼 있는 마피아 국가이며 마피아 국가에서 발전의 여지는 없다고 본다. 차세대 지도부도 과거 지도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북한은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일 뿐이다.”

―최근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극우적인 극히 일부 사람들의 문제만 집중해서 보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사람들은 일본에서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정신나간 국수주의자일 뿐이다. 일본의 대부분 사람들은 군사 팽창에 관심이 없다. 일본인들 대부분이 강하게 반대하고 개헌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핵무장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말기로 들어가며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한일 양국이 왜 프랑스와 독일처럼 화해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한일 우호관계의 필요성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역사적인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은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이 화해한다면 일본-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국가 라인이 만들어지고 경제적으로도 훨씬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독불화해 50주년이지만 양국은 유럽 재정위기 해법에 대해 대립하고 있다.

“언론이나 정치인들의 말을 들으면 충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유럽의 리더들은 성장 촉진과 부채 감축이라는 컨센서스가 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시기와 규모 등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이견이 있을 뿐이다. 미국 등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붕괴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나는 이번 위기가 유럽이 과거 겪었던 여느 위기와 다르지 않으며 EU는 이를 극복하고 더 큰 통합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진행한 ‘EU와 유로존 위기’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EU는 여전히 매력적인 모델이며 이후 더 많은 국가들을 받아들여 더 높은 단계의 통합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사진 =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