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치사율 20%… 국내 첫 환자 27년째 생존

지난 25년간 전 세계 약 25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의 발생률과 사망률은 최근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에이즈 사망자는 2005년 220만 명에 이르렀으나 2010년 180만 명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항바이러스제의 개발과 투여로 인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생존율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에이즈가 처음 발견된 1981년 당시 치료법과 약물이 없었기 때문에 대다수의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으나 현재는 20여 개에 이르는 약물과 하트(HAART) 등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감염자의 생존율은 80%를 넘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제 에이즈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 돼 가고 있다”며 “지난 198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에이즈 환자도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을 만큼 30년 이상 생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누적 HIV 감염자는 총 8544명으로 추산된다. 남성이 7860명으로 여성(684명)보다 현저히 많다. 이 중 1512명이 사망해 현재 생존자는 7032명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서 HIV 감염인 888명이 새롭게 확인됐다. 2010년보다 14.9% 늘어난 수치다. 감염 경로는 모두 성접촉에 의한 것으로, 이 중 이성 간 성접촉에 의한 경우가 54.7%에 이르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3400만 명의 HIV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2001년보다 17%나 증가한 수치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 2290만 명이 HIV에 감염돼 전 세계 감염자의 68%를 차지하고 있고 매춘과 마약 등으로 인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