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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2년 07월 27일(金)
임기말 ‘측근 챙기기용’ 논란 훈·포장 A to Z
대한민국 훈·포장 A to Z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19층 행정안전부 상훈담당관실에 전시된 대한민국 훈·포장과 표창. 행정안전부 제공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 실정을 야기한 측근들에게 줄줄이 근정훈장을 수여,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당시 청와대는 국가 상훈 제도에 따른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으나, 임기 말 대통령 측근 인사에 대해 훈·포장을 주는 것은 정권 측의 ‘자기 사람 챙기기’라는 비난을 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과연 어떨까. 지난 24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홍조근정훈장 수여안을 의결, 눈길을 끌었다.

박 대변인은 국정과제 및 주요 국가정책에 대해 성실하고 면밀한 홍보활동을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었다. 우리나라의 훈·포장은 어떤 사람들이 받는 것일까. 그것은 과연 상훈 제도 본래의 뜻대로 국가와 사회발전 유공자에게 적정하게 수여돼 온 것일까. 대한민국 훈·포장의 연혁부터 선정 기준, 종류와 성격, 훈장의 제작과정에 얽힌 일화, 훈·포장 수상에 따른 혜택 그리고 훈·포장 박탈 사유 등을 10문10답 형태로 알아보았다.


1. 훈장은 언제 만들어졌나

근대적 상훈제도는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었던 1900년 4월17일 훈장조례를 제정하고, 금척대훈장(金尺大勳章) 등 4종의 훈장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시작되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에는 1949년 4월27일 대통령령으로 건국공로훈장령을 제정하면서 새로운 상훈제도가 창설되었다. 이후 무궁화대훈장령 등 9개의 각종 훈장령을 제정·공포했고, 1963년 12월14일에는 각종 상훈관계 법령을 통합한 상훈법을 제정, 현재와 같은 제도로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상훈제도의 정비와 보완을 거쳐 각종 훈장 및 포장의 종류와 명칭을 사회 각 분야별로 구분·운영하게 됐다. 지금의 정부상훈은 헌법에 그 근거를 두어 헌법 제80조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훈장 기타의 영전을 수여한다’라고 정하고, 제89조에서 ‘영전수여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여 영전수여권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2. 훈장은 누구에게 수여하나

우리나라의 정부포상은 훈장을 정점으로 하여 포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각 중앙행정기관장 표창의 순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국민이나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공적을 세웠을 때 훈·포장 또는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대상자의 공적내용 및 그 공적이 국가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와 지위 등을 참작하여 훈장(Orders of Merit)과 포장(Medals of Honor) 그리고 표창으로 결정한다. 즉 상훈은 공적의 내용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사회적 지위 및 신망도, 연령, 특정분야에서 일한 기간 등 매우 다양한 면들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또 상훈은 그 영예성을 존중하여 동일한 공적에는 훈장을 거듭 수여하지 않는다. 또한 훈·포장을 받은 자는 5년 이내에 다시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전투에 참가하여 뚜렷한 무공을 세우거나, 간첩을 검거하는 등 국가안보 질서에 뚜렷한 공을 세운 경우에 수여하는 무공훈장과 같은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3. 훈장 등급과 종류는

우리나라의 현행 훈장은 크게 무궁화대훈장부터 건국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등 12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대통령·우방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 수여하는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한 11종의 훈장은 종류별로 5등급으로 구성돼 실질적으로 56종이다(포장 포함 시 68종).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국민훈장의 경우 무궁화장-모란장-동백장-목련장-석류장 5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여기에 국민포장이 추가된다.

대부분의 훈장은 시대적 중요도와 정책적 우선순위에 따라 분야별로 순차적으로 신설되었으며 12개의 분야별 훈장은 공적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정부포상 대상자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추천기관인 각 중앙행정기관에서 후보자를 선정하여 공적심사를 거쳐 추천하면 행정안전부에서는 정부포상 제한여부 등을 확인한 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에 상정하고 대통령의 결재를 거쳐 최종확정한다.

4. 훈장의 수여방법

정부상훈(상과 훈장)은 영예성과 수훈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품격을 갖춘 포상식으로 수여한다. 우리나라 헌법에서 영전의 수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규정하고 있어,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친수(親授)’가 원칙이다. 다만 친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국무총리 등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전수(傳授)’ 행사로 수여한다.

이러한 정부 상훈의 수여 행사는 상훈업무를 관장하는 행안부가 주관한다. 정부 상훈은 생존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수여하지만 대상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고인에 대한 추서형식으로 유족에게 수여하고 있다. 그리고 훈장은 본인에 한하여 패용할 수 있고 사후에는 그 유족이 패용하지 못하나 보관할 수는 있다.

5. 훈장의 가격

훈장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재질을 갖고 있고 제조과정도 상이해 단가가 각각 다르지만 대체로 20만~100만 원 사이다. 훈장의 제조 공정은 대략 10여 개 과정을 거친다. 훈장 도안에 석고작업을 한 후 금형을 만드는 조각 작업을 시작으로, 은(銀) 용해와 은판 제조, 압사, 세공, 칠보, 광택, 도금 등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완성품에 대해 선별검사와 조립 및 포장을 하게 된다.

훈장과 함께 수여하는 훈장증서는 재발급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영구 보존할 수 있도록 휨 현상이 없고, 통풍이 잘 되는 전통한지를 사용한다. 훈장증서에 담겨져 있는 디자인은 국가를 상징하는 나라문장이 핵심이다. 이러한 나라 문장을 가운데 위쪽과 왼편 아래쪽에 배치하고, 테두리는 나라꽃인 무궁화를 연속무늬로 디자인했다.

6. 공무원이나 군인 등만 받나

우리나라 훈장은 산업, 문화, 체육, 과학기술 등 분야별로 분류돼 해당분야에 공적이 있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수여한다. 다만 일반 국민에 비해 군인과 공무원들 위주로 포상이 이루어진다는 시각이 있어 최대한 국민을 위한 포상이 되기 위해 정부에서는 최근에 국민추천포상제를 활성화해 운영하고 있다.

7. 훈장 받은 사람중 의미있는 인사

올해 5월8일 어버이날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최순덕 씨는 시할머니, 시어머니, 간암 환자인 남편, 장애 아들을 30년간 돌봤다.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자 음식점 일과 가사를 병행하면서도 하루 세 끼니 죽을 만들어 직접 드시게 하고 매일 목욕도 시켜 드리는 등 지극 정성으로 수발하는 한편, 간암 판정을 받아 11번의 수술을 한 남편을 회복시켰다.

또 지난 4월6일 보건의 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고(故) 매혜란 여사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산모와 아기를 위해 헌신한 호주 국적의 의료선교사로, 6·25전란 중 부산에서 동생과 함께 일신부인병원을 세워 전쟁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한국의 여성과 아기들을 돌봤다. 1974년에는 맥켄지재단을 만들어 호주 전국을 돌며 기부금을 모아 일신부인병원에 기부했다.

이들과 함께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는 데 활약한 석해균 선장(국민훈장 동백장),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고 이태석 신부(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이 훈장을 받았다.

한편 문화, 체육계의 젊은 스타들도 훈장을 받았다. 한류의 세계화에 기여한 그룹 소녀시대가 지난해 대통령 표창을, 한국 축구 영웅 박지성 선수가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으며 피겨스타 김연아 선수는 평창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활약한 공적으로 올해 초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8. 훈·포장 박탈사유 및 박탈사례

상훈법 제8조(서훈의 취소)에서는 훈장을 받은 자의 공적이 허위로 판정되거나 형법 등에 규정된 죄를 범해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받은 경우 등에는 그 서훈을 취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12회에 걸쳐 228명에게 수여된 404점의 훈·포장과 표창이 취소됐다. 2006년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특별법 등에 따라 175명, 349점이 취소된 바 있다. 이때 전두환 전 대통령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등 9개 훈장,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국훈장 통일장 등 11개 훈장이 취소됐다. 두 대통령에게 수여된 무궁화대훈장의 경우 대통령 취임 시에 받은 것으로 이를 취소할 경우 대통령 재임 자체를 부정하게 될 수 있어 취소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에는 친일행적이 확인된 독립유공자의 훈장 19점도 취소돼 이에 반발한 후손들이 소송을 제기해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9. 근정훈·포장 논란 되는 이유

근정훈장은 공무원(군인·군무원은 제외), 사립학교 교원 또는 별정우체국 직원으로서 직무에 부지런히 힘써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일반공무원은 퇴직할 때 근무 연수에 따라 33년 이상 근무한 자는 훈장을, 30년 이상 근무한 자는 포장을 각각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훈장의 등급은 대략 직급에 따라 나뉘게 된다.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을 경우에도 공적이 현저한 경우 근정훈·포장이 수여된다. 다만 훈장은 15년 이상, 포장은 10년 이상 해당 분야에서 공적을 쌓아야 된다.

일반 공무원이 최소 15년 이상 근무해야 근정훈장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청와대 등에 근무하는 정무직 공무원은 근무 연수가 중요하지 않다. 공무원이 되기 전 외부 경력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김대중 정부 때는 6개월 이상, 노무현 정부 때는 6개월 또는 1년 이상 근무한 경우 근정훈장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 수석이나 보좌관 등은 정권 핵심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현저한 공적’을 쌓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기자실 통폐합’의 주역인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황우석 파문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이 훈장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도 정권에 참여했던 인사들에게 훈장이 수여될 것으로 전망돼, 다시 한 번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10. 훈·포장 수상에 따른 혜택

헌법 11조 제3항은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서훈에 따른 부수적 수혜는 없다. 다만 건국훈장과 무공훈장 등을 받은 경우, 관련부처의 별도심사를 거쳐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면 본인 또는 그 유가족의 영예로운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훈급여금, 교육, 취업, 의료, 대부, 복지 등의 지원정책을 통해 보훈가족에 대한 보상과 예우를 받는다.

이경택·박정민·조성진 기자 ktlee@munhwa.com
e-mail 박정민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박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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