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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일
[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2년 08월 03일(金)
김영환 “김일성 두 번 만났지만 주체사상 모르더라”
김영환이 본 김일성·황장엽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김영환 씨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충정로 1가 문화일보 편집국 회의실에서 인터뷰하는 동안 손 제스처를 써가며 과거 활동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김영환과 김일성, 황장엽은 주체사상의 3대 거두로 평가될 수 있다. 김일성이 북한식 주체사상을 입안했다면, 황장엽은 주체철학을 정립했다. 김영환은 남한에 주체사상을 도입한 인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사에서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애증의 삼각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영환은 김일성과 황장엽을 모두 만났다. 그는 김일성을 1991년 북한에서 두 번 만났고, 망명한 황장엽을 한국에서 만났다.

김영환은 김일성이 주체철학을 모르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황장엽을 주체철학의 창시자로 인정하고 있다. 김일성에 실망해 전향을 했고, 황장엽과 동병상련의 느낌을 주고받게 된다. 김영환이 김일성을 두 번이나 만나고도 실망한 이유는 이렇다.

“주체사상이라고 하면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가 김일성이 만든 민족공산주의. 그것은 독창적 내용은 아니고 스탈린주의를 ‘민족주의 말, 자주, 자위’로 살짝 코팅해 놓은 것이다. 두 번째가 황장엽 선생이 만든 주체철학. 이게 주체사상의 핵심적 알맹이다. 또 하나가 북한 선전부 사람들이 만든 수령론이 있는데, 수령론은 알맹이가 있는 게 아니라 무조건 충성하라는 것이다. 그건 아무런 내용이 없다. 수령론은 김정일이 처음 만들었다는 설도 있고 김일성 동생 김영주가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김일성의 민족공산주의라는 것도 독창적 내용이 전혀 없다. 이 두 가지는 존중할 내용이 없는 것이고 핵심은 주체철학이다. 황 선생이 말한 그 주체철학 말이다. 주체사상을 이야기하려면 주체철학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김일성은 자기가 만든 민족공산주의만 계속 이야기하더라. 나는 철학적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런 식으로 유도하는데, 화제 유도가 안 됐다. 계속 얘기하다 보니 김일성은 주체철학에 관심도 없었다.”

김일성은 김영환을 끔찍이 사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은 1991년 조모 씨와 함께 북한에 밀입북하는데, 김일성은 조 씨를 제쳐놓고 김영환만 만났다.

“학생운동권에서 김일성을 만난 사람 수는 소수다. 아마 저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일성 접견은 웬만해선 허용 안 한다. 전 특수한 케이스다. 저와 함께 밀입북한 조 씨의 경우도 김일성을 못 만났다. 그는 평양에 있었고 저 혼자 묘향산에 가서 김일성을 만났다.”

왜 그랬을까. 김영환의 대답은 간단하다. “김일성이 만나고 싶어한 게 저였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김일성이 사랑했던 김영환은 만남 이후 결별을 선언했다. 김영환은 김일성을 통해 주체철학이 환상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 같은 김영환의 감정은 황장엽만이 이해할 수 있다. “나중에 황 선생에게 김일성이 주체철학을 잘 모르더라고 하니까 황 선생이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걸 파악했냐고 하더라”. 한반도의 주체사상 붐은 이렇게 막을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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