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경매 재테크’ 경락대출 금리도 천차만별

수도권 주택시장에 한숨소리가 가득합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급락한 집값으로 인해 주택 담보인정비율(LTV)이 위협받자 대출은행에서 대출자의 급여를 압류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 주택중 LTV 60%를 초과하는 은행권의 담보대출 잔액(4월 기준)이 총 44조 원이나 된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정부가 집값 하락에 따른 LTV 초과 금액에 대해 신용대출로 전환해 주기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제2금융권 등에서 대출받은 이들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습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경매법정이지요. 주택시장 불황이 깊을수록 경매가격은 하락하고 물건 수는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서울의 경매법정의 경우 1곳당 평균 45건 정도 나오는데 요즘은 70건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낙찰가율도 떨어져 2008년 86.17%에서 올 6월말 74.73%로 하락했고요. 요즘 경매법정에는 초보, 일반 투자자는 물론, 경매에 나온 물건을 낙찰받으면서 낙찰 잔금의 대부분을 또 다시 대출로 충당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합니다.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대출해 주는 ‘경락대출(경매 낙찰 잔금 대출)’ 때문이라고 하네요.

주택 경매법정에서 초보, 일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경락대출은 경매에 참여하고 싶으나 당장 현금이 없는 이들에게 금리를 높게 해서 대출해 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경매나 공매로 낙찰받는 매물의 낙찰 잔금을 대출해주는 것이죠. 별도의 담보를 제공할 필요 없이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대출해 주는 대신 1순위로 근저당을 설정합니다.

경락대출을 꼼꼼히 살펴서 제대로 활용하면 지렛대의 원리를 적용해 적은 자금으로도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은행 등은 낙찰가의 60%만 대출해 주지만 경락대출을 이용하면 10% 내외의 금리로 낙찰가의 대부분을 빌릴 수 있다고 하네요. 문제는 경락대출 조건입니다. 1금융권, 2금융권, 대부업체까지 경락대출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지만 각기 대출 한도와 금리, 갚는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제1금융권은 연 5% 중반대에서 50%가량 빌릴 수 있지만 제2금융권 등에서는 낙찰금액의 80%까지 빌려주는 대신 금리가 급격히 높아집니다.

제2금융권 또는 대부업체 등을 이용할 때는 무조건 대출보다는 금리와 여러가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물건에 따라 대출이 안 되는 것도 있는 만큼 초보자는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지요. 유치권이나 법정지상권처럼 하자가 있거나 낙찰받은 부동산에 분쟁의 소지가 있는 물건은 경락대출 제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극심한 부동산 침체기에는 경매법정과 경락대출을 잘 활용하는 것도 재테크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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