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폭격… ‘마하 6’ 제트기 시험 산산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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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개발을 추진 중인 속도 마하 6(시속 7344㎞)의 극초음속 제트기 ‘X-51A 웨이브 라이더’(사진)의 시험비행이 실패로 끝나면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독자적인 폭격작전을 수행하려는 미 국방부의 구상이 벽에 부딪히게 됐다.

미국은 지구상 어느 곳이든지 1시간 이내에 폭격이 가능한 차차세대 미래 전략기종인 ‘뉴 스텔스’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번 시험비행 실패로 상당 기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공군의 마하 6 극초음속 제트기 시험비행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미 공군은 시험비행의 실패에 대한 충격 탓인지 네 번째 웨이브 라이더의 시험비행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15일 미 공군은 시험비행에 들어갔던 웨이브 라이더가 마하 6 속도에 도달하기 전에 꼬리 날개에 균열이 생기면서 기체가 산산조각으로 공중에 흩어졌다고 밝혔다. 14일 실시된 시험비행에서 웨이브 라이더는 로켓 부스터가 속도를 끌어올린 뒤 주엔진인 스크램제트(Scramjet) 엔진 점화 직전에 부서져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태평양에 추락했다. 정확한 도달 속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라이트 패터슨 공군기지 공군연구소(AFRL)의 찰리 브링크 프로그램 매니저는 “불운하게도 마하 6 속도 도달 과정에서 15초 지나 문제가 발생했고 16초 후에 기체 파편이 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BBC와 CNN 등도 웨이브 라이더 시험비행 실패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웨이브 라이더의 시험비행 목표 속도는 마하 6, 목표 비행시간은 300초였다. 웨이브 라이더는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B-52폭격기 날개에 실려 상공으로 올라가 투하됐다. 웨이브 라이더는 자유낙하를 하면서 로켓 부스터가 제대로 동작이 됐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은 점화되지 못했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흡입구로 빨아들인 산소에 수소 연료를 분사, 발화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고압의 배기가스를 배출해 추진력을 얻는다.

전세계 각국은 비상한 관심을 갖고 미국의 웨이브 라이더 시험비행 성공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속도와 비슷한 웨이브 라이더의 시험비행이 성공해 상용화될 경우 미국은 세계 어느 곳이든 중간 기지 없이 독자적인 폭격작전 수행이 가능해진다. 일부 언론은 웨이브 라이더가 이번 비행에서 마하 6 속도에 근접했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보잉사와 함께 전체적으로 20억 달러(약 2조2580억 원)를 투입해 모두 4대의 시제기를 제작했다. 하지만 이날 시험비행 실패로 웨이브 라이더는 현재 한 대만 남은 상태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