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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게재 일자 : 2012년 08월 17일(金)
日이 독도 제소 강행 ‘국제사법재판소’는
67년간 도서 영유권 판례 8건뿐…‘실효 지배’ 입증이 관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북위 37°14′, 동경 131°51′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독도. 울릉도에서 87.4㎞ 떨어진,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 독도가 또다시 국제분쟁에 휩쓸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부터 ‘독도는 일본땅’이라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일본이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빌미로 유엔기구인 국제사법재판소(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ICJ)에 회부하는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한 것. 해양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가 엄연히 주둔하고, 독도 주민 김성도(73) 씨 부부가 버티고 있는데도 일본의 ‘영토 도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ICJ 강제관할권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일방의 주장만으로 독도 문제가 ICJ에 회부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측 행보가 심상치 않다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본의 ICJ 회부 시도 자체가 독도 영토분쟁화에 휘말려 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1. ICJ는 어떤 조직인가

ICJ는 국가 간 법적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기 위해 1945년 설립된 유엔 기구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이 이 ICJ에 독도 문제를 회부하려는 것은 ICJ가 당사국 간 분쟁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내리며, 해당 당사국에게 판결의 구속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사국이 불복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경우 다른 당사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소하고, 안보리가 판결의 이행 권고나 필요한 조치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판결에 불복하면 국제적 고립과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효적 지배권이 없는 일본으로서는 ICJ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아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내부 반발여론 등으로 당장 판결을 수용하지 않은 사례는 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ICJ 판결에 불복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ICJ에 회부되면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나

절차는 일반 재판과 유사하다. 심리는 크게 서면절차와 구두절차로 구분된다. 서면절차는 메모리얼(memorial·진술서), 카운터 메모리얼(counter―memorail·반박서), 리플라이(reply·답변서)로 이뤄진다. 구두 심리는 증인·감정인·대리인 진술을 청취하는 절차다. ‘가처분 신청’과 유사한 ‘잠정조치(Provisional measure)’도 있다. ‘당사국의 권리가 급박하고도 회복불가능한 위험상태에 놓여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재판소 명령에 따라 가보전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판결은 재판관의 과반수 결정에 의하며, 동수인 경우에는 재판장이 결정투표권을 갖는다. ICJ 재판의 공용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다.

3. ICJ 재판에 갈 경우 한·일 양국의 논리는 뭔가

역사적 고증과 문서, 실효적 지배를 입증하는 자료 등이 관건이다. 우리 측에서는 독도가 울릉도에서 87.4㎞로, 일본 측 오키(隱岐) 섬으로부터 157.5㎞ 떨어져 있는 지리적 근접성을 먼저 근거로 들 것으로 보인다. 이어 ▲1454년 세종실록 지리지의 ‘우산(독도)과 무릉(울릉도)’ ▲1531년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무릉·우릉’ ▲1770년 동국문헌비고의 ‘우산도·울릉도’ ▲1693년 안용복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울릉도·독도의 조선 소유를 확인한 ‘울릉도쟁계’ 등을 역사적 기록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900년 대한제국의 독도를 울릉도 관할로 명시한 ‘칙령 제41호’와 함께 1952년 1월 이승만 대통령의 ‘해양주권 선언’ 이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조치도 중요한 근거다.

반면 일본은 한국이 주장하는 세종실록 지리지 등의 ‘우산’이 ‘독도’라는 증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1618년 돗토리번(鳥取藩)의 울릉도 도해 면허 발급 ▲1905년 일본 정부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의 시마네현 편입 등과 함께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여러 차례 한국에 표한 점을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추정된다.

4. ICJ 소장은 어떤 사람인가

ICJ 재판부는 총 15명이다. 9년 임기이며, 규정 제3조에 의거해 3년마다 선거를 실시해 이 중 5명씩을 교체한다. 재판관을 지역적으로 배분하는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에 아시아 2석, 아프리카 3석, 유럽 및 기타 3석, 중남미 2석이다. 현재 15명 중에서 한국인 재판관은 없다. 반면 일본은 오와다 히사시(小和田恒) 소장에 재판관 1명까지 2명이 재판소에 포진해 있다. 일각에서 독도 문제가 ICJ에 회부되면 한국에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국제법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ICJ 규정 제31조에 따르면 소송 참여 당사국이 자국 국적을 가진 ICJ 재판관이 없는 경우에는 당해 사건에 한해 임시로 재판관을 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기구 소장은 객관성과 중립성이 핵심 의무다.

5. 실효적 지배 조치는 ICJ 판결에 득이 되나

실효적 지배(effective control)는 국가가 당해 영토에 대해 행정·입법적 및 사법적 국가권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독도경비대를 독도에 주둔시키고, 등대와 어업인숙소 등을 설치한 것도 이 같은 실효적 지배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가 독도 방파제 시설을 확충하고, 독도로부터 1㎞ 떨어진 해양종합과학기지를 건설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 독도에 호텔을 짓거나, 해양경찰이 아닌 해병대를 주둔시키자는 주장이 쏟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정부가 1965년 울릉도 주민 최종덕 씨에게 독도 거주를 허용하고, 이후 2006년 김성도 씨 부부를 주민으로 이주하게 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통해 영유권을 확고히 하자는 주장이다. 국제재판에서도 득이 된다. 영유권 여부를 판결하는 경우에 ‘본원적 또는 시원적 권원’에 비해 ‘실효적 지배’를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6. ‘결정적 기일’이 중요한다는데, 무슨 뜻인가?

문제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느냐 여부다. 그 기준이 바로 ‘결정적 기일(critical date)’이다.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는 ‘결정적 기일’ 이론에 따르면 국제재판소로 사건이 넘어가면 통상 한쪽 당사국이 문제를 제기한 시점이 ‘결정적 기일’로 잡히는 사례가 많다. 독도 문제에 적용한다면 일본이 1952년 1월 이승만 대통령의 ‘해양주권 선언’ 이후 항의한 시점이 ‘결정적 기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1954년 구상서(외교문서)로 독도 문제의 ICJ 회부를 한국 측에 제안하는 등 그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정적 기일’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그 시점 이후에 취해지는 실효적 지배 조치는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일본이 문제를 제기하기 이전에 영유권 행사는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 취한 조치는 인정받기 어렵다”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추가적인 실효적 지배 조치보다는 신라시대 등 역사에서 직접적 증거와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7. 영토 분쟁 관련 국제 판례는

1945년 창설 이후 ICJ가 다룬 도서 영유권 분쟁은 이제까지 8건 정도이다. 이때 영유권 판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실효적 지배이다. 예를 들어 1950년대에 ICJ에서 진행된 에크레호 섬과 망키에 섬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 간의 영토 분쟁에서도 이 같은 결론을 볼 수 있다. 당시 프랑스는 노르망디 반도 바로 앞에 있는 섬들이 당연히 자국 영토라면서 아무런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반면, 영국은 어선등록증, 살인사건과 관련된 자국 재판 기록 등을 모아 제출했다. 그 결과 ICJ는 만장일치로 영국령으로 판결했다. 최근 판례로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간 시파단 섬을 둘러싼 분쟁이 있었다. 지난 2002년 ICJ는 실효적 지배라는 기준에 따라 말레이시아의 손을 들어줬다.

8. 일본, ICJ 제소 어떻게 하고 있나

ICJ 제소는 ▲한 국가가 제소를 제안하고 상대국이 동의해 공동 소장을 만들거나 ▲한 나라가 소장을 제출한 뒤 상대국의 동의를 얻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일본은 우선 한국에 제안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17일 한국 측에 ICJ에 함께 제소하자는 내용의 구상서를 전달했다. 일본 정부 역시 한국 측이 이에 응하지 않아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구상서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이 같은 절차 자체를 통해 한국이 제소를 받아들이지 않는 근거와 설득력이 부족하는 점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널리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 내 독도 문제를 다룬 전담부서를 설치,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태세도 갖추고 있다.

9. ICJ 외의 국제기구 제소 수단은 뭐가 있나

ICJ 제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일본이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행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ITLOS는 국가 간 해양 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기구로 독도처럼 영토 영해를 둘러싼 분쟁은 ICJ가, 배타적경제수역 등 그 밖의 해상 분쟁은 해양법재판소가 맡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돼 있지만 명확하게 구분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ITLOS는 국제사법재판소와는 달리 한쪽의 제소로도 소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ITLOS로 가져갈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2006년 유엔해양법 제287조에 따라 ITLOS의 강제관할권 배제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외국 국제법 학자는 그렇다해도 ITLOS가 소송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10. 정부의 대응과 전망은

정부는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ICJ에 회부하더라도 우리가 ICJ 강제관할권을 수락하지 않는 이상 회부될 일은 없다는 것. ITLOS 역시 강제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또 ITLOS 강제소송이 실현되려면 영토 분쟁지역에 대형구조물 설치 등 몇 가지 요건에 해당해야 하는데, 현재 취해진 실효적 조치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다만 ITLOS는 일방의 제기만으로도 회부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소 걸린다. 신창훈 아산정책연구원 국제법 및 분쟁해결 연구실장은 “일본이 해양법재판소, 중재재판소 등에 대해 혼합청구 방식으로 직접 강제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법 학자들마다 강제소송 요건에 대한 해석이 다르긴 하지만, 정부 자체 검토 결과 해당사항이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고 말했다.

신보영·최현미 기자 boyoung22@munhwa.com
e-mail 신보영 기자 / 정치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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