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킬힐’ 태아에 악영향

요즘은 임신한 여성들도 굽이 10㎝ 이상 되는 ‘킬힐’을 신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체 변화가 심한 임산부들이 굽 높은 신발을 신으면 자세불안정과 균형감이 떨어져 허리와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게 된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체중이 10~15㎏ 이상 증가하며 호르몬 분비로 인해 관절이 약해져 비교적 약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거나 통증이 생긴다.

김윤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임신은 인대의 이완을 증가시키고 급격한 체중증가로 발의 전체 부하지점이 발가락 쪽으로 이동해 임신 전에 비해 허리, 발목, 무릎에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 자세가 불안해지면 태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함박 산부인과 교수는 “임산부들은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과 다리의 혈관을 압박하게 돼 평소보다 발과 발목이 더 많이 붓는다”며 “여기에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으면 발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염증과 자극을 증가시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밑창이 얇은 평면형 신발도 임산부의 건강에 좋지 않다. 평면형 신발은 발의 측면 지지 부위가 부실해 보행이 불안정하고 넘어질 위험도 있다. 또 완충작용을 해주지 못해 보행 중 지면의 압력과 충격이 그대로 발바닥부터 무릎, 골반, 허리까지 전달돼 각 부위에 쉽게 통증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임산부들은 체중변화를 고려해 균형과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신을 신었을 때 발가락이나 발 뒤꿈치 등 특정 부위에 압력이 치우치지 않고, 발 전체에 고르게 분산될 수 있어야 한다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