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독도는 왜? 군인이 아닌 경찰이 지킬까

대한민국 영토의 동단에 위치한 ‘외로운 섬’ 독도는 누가 지킬까.

정답은 ‘독도경비대’다. 그런데 이 독도경비대원 30명은 ‘군인’이 아니다.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경찰이다. 독도경비대장은 경북지방청 소속 ‘경감’이고, 대원들은 전투경찰이다. 독도 주변 해역을 순찰하는 경비정도 해양경찰청 소속이다. 주소로 따지면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이사부길 55’(독도의 동도)에 설치된 경비대 숙소, 담수시설, 헬기장, 케이블카도 군시설이 아니다. 국토해양부가 총괄관리하는 ‘국유재산’이고, 관리는 국토부 산하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이 담당하고 있다. 동도의 등대와 서도의 주민숙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일본과 맞대고 있는 ‘국경’인 독도에는 군대가 주둔하지 않을까. 첫 번째 이유는 군대가 주둔하면 독도가 분쟁지역이라는 오해를 낳고, 분쟁지역 군대 주둔은 곧 전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국경선과 플로리다, 멕시코만 연안 경비를 국방부가 아니라 국토안전부 산하 ‘국경경비대(US Border Patrol)‘에 맡기는 이유다. 일본 역시 우리 해양경찰청에 해당하는 해상보안청이 해상경비를 담당하고 있고, 호주 역시 국경보호대(BPC)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독도경비대 주둔과 해양경찰 순찰 역시 실효적 지배와 동시에 중국·일본 어선의 영해 침범을 방지하고 어업질서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의 ‘치안’ 활동에 강조점을 두는 조치다.

즉, 정부는 독도에 대한 확고한 영유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화적 상태’에서 치안·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이야기다. 국제법적으로 실효적 지배의 증거로 보는 ‘지속적이며 평화로운 지배’에도 적합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독도에 대한 어떠한 분쟁도 전제하지 않으며, 군대가 주둔할 경우에는 자칫 영토분쟁이 있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현실적 실효성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해병대 1개 중대를 울릉도에 배치한 뒤 1개 소대를 독도에 순환근무하는 방안과 현행 독도경비대 운영이 실질적 효과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 사면이 깎아지른 절벽인 독도에는 해병대 상륙작전도 사실상 어렵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병대가 소규모 상륙작전을 하려고 해도 최소 울릉도 이상은 돼야 하는데, 독도는 그럴 만한 공간이 없다”면서 “실질적 방어 측면에서도 해병대 주둔이나 독도경비대 배치나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동시에, 독도 해역 긴장만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군부대 주둔이 일본 우익을 더 집결하는 빌미가 되고, 우리 해양경찰청에 해당하는 해상보안청 소속 경비함정 대신 자위대 군함을 파견하는 핑계를 일본에 제공하는 역효과만 낳을 수도 있다. 실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도 우리가 열세다. 독도 출동 가능성이 높은 일본 해상자위군 제3호위대군 주력은 1만7000t급 경항공모함과 9500t·1만t급 이지스구축함 2척인데 반해, 우리 해군 동해1함대 주력은 3200t급 광개토대왕함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탑승 자제 지시, 자민당 의원 3명의 울릉도 방문 추진 등 일본의 잇따른 ‘독도 도발’에 여당이 정부에 해병대 주둔을 공식 요청하기까지 했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카드’를 다 접은 것은 아니다. 일본이 2006년 시도했던 독도 인근 해양탐사 등과 같은 물리적 충돌을 언제든지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 장기적 차원의 카드로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15년을 목표로 울릉도 사동항에 민·군 복합항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9월7~10일 독도방어훈련을 올해도 실시,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신보영·이용권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