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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8월 31일(金)
맥아더는 구원자? 살인마?… 전형적 군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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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와 한국전쟁 / 이상호 지음 / 푸른역사

“맥아더는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한 전형적인 군인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우리 민족의 구원자’ 대(對) ‘핵무기로 우리 민족을 절멸

시키려 한 살인마’로 평가가 양 극단으로 엇갈리는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 장군에 대해 저자가 내린 결론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자신의 지난 2007년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 최근 펴낸 책에서 친미주의자들에게는 숭배의 대상이자 반미주의자들에게는 비판의 대상인 맥아더에 대한 객관적인 규명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저자는 얼마 전까지 미국의 대한정책에 대한 서구학계의 정설이었던 ‘선의의 무지론’ 내지는 ‘준비부족론’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에서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미국사의 주류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과 함께 미국에 대한 양 극단의 지나친 편향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책에서 지적한다.

모두 10장으로 구성된 책은 맥아더의 가계에서부터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4월11일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의 충돌로 유엔(UN)군사령관에서 전격 해임되고 같은 해 5, 6월 미국 상원 주도로 열린 청문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군인 집안이라는 가계와 기독교라는 사상적 배경은 맥아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여기에 육군사관학교를 포함해 50년이 넘는 군인생활 중 20여 년을 아시아에서 근무하며 갖게 된 ‘아시아우선주의’와 반공주의가 결합해 탄생한 캐릭터가 바로 맥아더다.

공산주의에 대한 유일한 처방책으로 기독교 사상의 보급과 강력한 무력응징을 꼽았던 맥아더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관철될 수 있었던 필리핀과 일본, 대만 및 한국의 지도자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곤 했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한국전쟁과 맥아더’를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최근 일부 학자들은 인천상륙작전의 의미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시각이 있었는데, 저자는 북한노획문서 등을 통해 이 작전이 북한군에게는 예상치 못한 기습작전이었고 이에 따라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이 괴멸상태에 이르렀음을 강조한다. 이후 북진과 중국군 참전, 대만 국부군의 이용 및 최후 수단으로 핵무기를 이용한 만주로의 확전을 워싱턴에 제안했다가 해임으로 이어지는 과정 등이 맥아더사령부의 문서철을 통해 설명된다.

무엇보다 저자는 책에서 해방 이후부터 6·25전쟁 이전까지 맥아더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이었음을 밝힌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전후 보상 문제에 있어 맥아더는 일관되게 일본의 입장을 지지했으며 식민지 각국에서 강탈된 문화재 반환 문제도 일본 국내 반발을 이유로 거부했다. “6·25전쟁을 통해 보여준 맥아더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진정성이 있었던 것인지 회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그의 진정한 의도를 모른 채 일방적으로 선의로만 해석해 왔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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