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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300자 책읽기 게재 일자 : 2012년 09월 07일(金)
작품 속 모델도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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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냐 가짜냐 모델이냐 / 웬디 스타이너 지음, 정지인 옮김/홍디자인

화가가 지시한 대로 모델은 의자에 앉거나 서서 포즈를 취한다. 화가가 캔버스 위에 그려나가는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모델은 부동 자세를 유지한다. 모델은 예술가 앞에서 관찰의 대상이고, 작품 속에 그려지는 정적인 존재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모델에 대한 이 같은 통념은 산산히 부서진다.

미술사학자인 이주은 성신여대 교수의 이 책에 대한 평은 책을 이해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저자는 모델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이미지의 의미화에 아주 커다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초상화는 앉은 이의 표정과 정서, 그리고 처한 상황 등이 생김새와 함께 구성해낸 융합적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늘 벙어리인 줄로만 알았던 모델에게 말을 시키는 것에 있다.”

‘모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이마누엘 칸트와 주디스 버틀러부터 너대니얼 호손과 J M 쿠체, 앤디 워홀과 밥 딜런, 피터 아이젠먼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사상가·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인용하며 모델에 관한 관점들을 아우른다. 아울러 신화와 과거 속 전통적인 모델을 거쳐, 대화적 미학으로 방향을 튼 현대예술의 모델까지 조망한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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