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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9월 07일(金)
음악은 ‘뇌의 비타민’
자살하려던 사람을 살리고 학습·기억력 높이는 청량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음악으로 행복하라 / 돈 캠벨 외 지음, 트리니티 영어연구회 옮김/페퍼민트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 연주에 몰두하면서 음악 속에 담긴 수학 구조를 깨달았다. 그는 항상 음악을 들으며 과학적 문제와 씨름했다. 찰스 다윈은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내가 만약 삶을 다시 산다면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음악을 들을 것이다. 내 뇌의 여러 부분이 지금은 위축됐을지 몰라도 계속 사용하다 보면 언젠가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천재는 음악이 지능을 높일 수 있고, 질병 치유 효과까지 있다는 것을 남들보다 먼저 알아챈 사람들이다.

세계적인 작곡가나 대중음악 가수가 예외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음악이 나의 모든 것이며 생명을 가진 존재”라고 고백할 때 이것은 입에 발린 수사가 아니다. 음악은 공기의 흔들림을 전하는 물리학적 현상일 뿐이다. 하지만 그걸 듣는 사람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때로는 인간의 삶 자체를 바꿔놓기도 한다.

자살하려던 사람이 감동적인 음악을 듣고 장판바닥에 눈물을 쏟으며 다시 살아갈 결심을 하기도 한다. 음악은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 재즈 기타리스트 스탠리 조던은 음악이 신체적·정신적·정서적·영적으로 동시에 효과를 주는 4차원 치유력을 갖고 있다고 봤다.

저자들은 “소리는 특효약이며 무료이며 부작용이 없다. 창조력도 높여준다”며 음악을 통해 지루한 삶에서 탈출하라고 권한다. 이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마치 기묘한 듯 하면서도 아름다운 스메타나 현악사중주 ‘나의 생애에서’를 듣는 것 같은 즐거움을 안겨준다. 소리, 음악, 소음의 놀랍고 복잡한 세계를 거치면서 종국에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단계로 나아간다. 이 책의 연주자 두 명은 미국에서만 300만 부 이상 팔리고 전 세계 26개국에서 출간돼 ‘모차르트 신드롬’을 일으켰던 ‘모차르트 이펙트’의 저자 돈 캠벨과 소리를 연구하는 뇌 전문가 알렉스 도먼이다.

저자들은 단지 기분전환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체기능과 생활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데 소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속속들이 밝혀낸다. 최근 20년의 뇌과학 연구성과, 100여 개의 음악·동영상·사이트도 소개한다. 사람들이 삶을 개선하는 데 소리와 음악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소리는 사람의 기분을 금세 바꿔놓기도 한다. 이를테면 어떤 소음은 일꾼들의 작업능력을 떨어뜨린다.

책에 따르면 대중음악 가사보다는 큰 볼륨이 10대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 청소년은 개인음악기기에 꽂힌 이어폰을 거의 달고 산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 6~19세 아이들 520만 명이 지나친 소음 노출에 따른 청력 손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갓 입사한 20대 후반의 직장인이 상사의 말을 경청하기 위해 보청기를 끼고 다니는 경우가 있다. 또한 직장에서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면 피로, 스트레스, 청각장애가 생길 수 있다. 심지어 형광등에서도 미세하지만 직장인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소리가 난다는 것. 자동차처럼 작고 밀폐된 공간에서 볼륨을 최대로 높일 경우, 음파가 귀를 세게 때려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반면 소리와 음악은 양날의 칼이다. 삶의 속도를 늦추면서 병든 삶을 치유해 주는 소리나 음악도 분명 존재한다. 책은 미국 노스웨스턴 청각신경과학연구소 소장인 니나 크라우스의 말을 인용한다.

“교과과정에서 음악 수업을 빼는 건 실수다. 악기연주로 뇌간(brainstem)을 조율할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하면 신피질이 활성화된다.”

책은 음악이 인간의 청각능력과 뇌기능을 활성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음악이 인간의 학습능력, 기억력, 행복감 등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을 때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며 소름이 돋는 경험은 뇌가 도파민 분비에 따른 신경세포 자극에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다. 악기를 연주하면 청각 변별과 시공간 추리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발달한다.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 악기를 연주하면 자주 사용하는 신경 부위가 넓어져 뇌를 발달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음악활동은 자폐증 어린이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성인 음악가들의 뇌에서 음높이를 분석하는 부위는 악기를 연주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평균 1.25배 컸다. 특히 7세 이전에 음악공부를 시작한 음악가의 경우 좌우 반구를 신경줄기다발로 연결하는 뇌들보가 훨씬 컸다. 뇌들보가 커지면 계획과 예견을 담당하는 전전두엽피질의 양면이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행동계획을 담당하는 전운동피질의 양면도 더 잘 연결된다.

저자들은 음악 능력을 활용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보통사람이 음악을 자기 삶에서 어떻게 배치하면 삶을 더 행복하게 꾸릴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이를 저자들은 ‘소리 인테리어’ ‘소리 식단’이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에 빗댄 말이다. 하루 일과를 따라가는 순서로 기상시간, 출·퇴근 때, 직장 업무 시간, 가족과 함께 보낼 때, 사회활동을 할 때 등 각 영역에서 어떤 소리 환경을 꾸미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책의 갈피에서 독자는 특별한 아이콘 세 가지를 만날 수 있다. 좀 더 살펴볼 만한 유용한 자료, 책을 읽으면서 함께 들어보면 좋은 음악, 재미있는 팟캐스트와 강연 동영상 등 더 넓은 지식과 정보의 세계로 독자들을 데려다주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링크한 표시다.

우리 모두가 의식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해 우리 삶 속에 좋은 음악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면 소음공해의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좋은 음악을 잘 골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혁명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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