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패권 ‘공중대결’ 美-中 ‘첨단 정찰 전쟁’

적극적으로 태평양 진출을 시도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대결이 이번에는 공중 위성 정찰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일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대해 재차 미·일 공동방어대상으로 밝히고 있는 상태에서 중국 vs 미국과 일본의 대립구도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6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미·일 양국은 태평양에서 감시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무인기 드론을 도입하고, 미국령 괌에서 관련 시설의 공동 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미·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는 태평양에서 군비 증강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으로서는 센카쿠 분쟁에 미국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며 아시아·태평양 중시 전략을 추진 중인 미국으로서는 괌을 태평양 전술의 거점으로 끌어들여 일본의 협력하에 중국군의 활동에 대한 정찰을 강화할 수 있다.

미·일 양국이 태평양 정찰 활동에 도입할 드론은 첨단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괌 기지에 글로벌 호크 3대를 운용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역시 중국의 해상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글로벌 호크 도입을 검토해왔다.

일본은 현재 유인정찰기인 PC3 초계기와 RF4E 정찰기 등을 운용하고 있지만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차기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6~2020년) 기간에 글로벌 호크를 도입, 미군과 공동 운용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왔다.

또 미·일 양국은 향후 글로벌 호크가 수집, 분석한 데이터를 양측이 공동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은 이날 전했다. 현재 일본 육상자위대와 미군 제3해병원정단은 지난 8월2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미국령 괌·테니안 섬 등에서 센카쿠 열도 등 일본 도서 방위를 상정한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센카쿠 및 필리핀과 영토갈등 중인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 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2020년 이전까지 해양 관련 위성 8개를 발사한다. 중국 국가위성해양응용중심의 장싱웨이(蔣興偉) 주임은 지난 5일 열린 제3차 중국 디지털 해양 논단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중 4개는 해양 색채 관측 위성, 2개는 해양동력 및 환경 관측 위성, 2개는 레이더 위성이라고 덧붙였다고 중국 커지르바오(科技日報)가 보도했다. 장 주임은 중국이 이미 해양 관련 위성 3기를 발사해 중국 해역에 대한 원격 감시체제가 갖춰져 있다며 레이더 위성 등이 추가 발사되면 관측의 정밀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위성뿐 아니라 무인 항공기, 선박 등을 통해 센카쿠, 남중국해 등 민감 지역에 대한 상시 감시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센카쿠 열도의 국유화 절차를 속전속결로 처리해 10일 각료회의에서 국유화방침을 정식 결정한 뒤 11일 사이타마(埼玉)현에 거주하는 민간인 소유자와 매매 계약을 체결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