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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09월 21일(金)
가슴에 묻고 살았던 ‘아버지 성철’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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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서 영원으로 / 불필스님 지음 /김영사

“나는 지중한 인연으로 큰스님의 딸로 태어났지만 단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했다. 그리고 열여덟 살에 안정사 천제굴에서 뵌 순간부터 큰스님은 내게 아버지가 아니라 스승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주변 분들은 나를 큰스님의 딸로서만 바라보는 듯하다.”

‘큰스님’은 한국 현대불교의 거목 성철(性徹·1912~1993). 성철스님의 친딸인 불필(세수 75세)스님이 그동안 가슴에 묻고 살았던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불필스님은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발간한 회고록 ‘영원에서 영원으로’에서 가슴 절절한 가족사와 개인적으로 소장해 왔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친필 법문 노트 등을 공개했다.

아울러 수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증도가’ ‘신심명’ ‘토굴가’ 등 여러 자료들을 채록해 실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10대 후반에 출가한 불필스님은 1961년 3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정식 비구니계를 받은 뒤 경북 문경 대승사 묘적암, 경남 합천 해인사 국일암, 지리산 도솔암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수행했다. 현재 해인사 금강굴에 머물고 있다.

성철스님의 유일한 혈육인 불필스님은 지난 동안거 결제 한 철 동안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이 책을 썼다. 불필스님은 “이 책으로 큰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한 사람이라도 영원한 진리의 삶을 살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라고 출간의 소회를 밝혔다.

불필스님은 성철스님과 처음 대면했던 초등학교 6학년 당시를 “그때 아버지가 다정하게 대했더라면 아버지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했을 텐데 매정하게 대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바다 속에 묻고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한다.

1954년 성철스님과의 두 번째 만남은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불필스님이 출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행복은 인격에 있지 물질에 있는기 아이야. (중략) 그라니 부처님처럼 도를 깨친 사람은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대자유인이고, 이 세상의 오욕락을 누리고 사는 것은 일시적 행복인기라.”

불필스님은 지난 18일 해인사 금강굴 문수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철스님이) ‘영원한 행복과 일시적 행복이 있다’고 하실 때 나는 벌써 나의 생을 결정내 버리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불필스님은 책 말미에 열반 전에 미처 세우지 못한 시비(詩碑)를 세우는 마음으로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성철스님의 법어를 인용했다.

“현대는 물질 만능에 휘말려 자기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자기는 큰 바다와 같고 물질은 거품과 같습니다. 바다를 봐야지 거품은 따라가지 않아야 합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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