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주의자들 뇌는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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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2-09-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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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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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바보들 / 크리스 무니 지음, 이지연 옮김 /동녘사이언스

이 책의 요지는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뇌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 같잖은 말이냐고? 하지만 저자의 논지를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즉 저자가 제시하는 주장과 근거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당신은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보수주의자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자신의 관점과 어긋난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경이로운 인지과학적 사실들로 가득차 있다. 우선, 저자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 둘 다 인간 본성의 핵심적 측면이며, 두 성향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진보주의자는 복잡한 상황에서 진실을 파악하는 데 뛰어나다. 애매모호함이나 불확실성을 잘 참아내면서 깊게 사고한다. 하지만 보수주의자는 보다 결단력이 있고, 가던 길을 고수하며,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훨씬 뛰어나다.

저자는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가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며, 주장이나 명제에 대한 증거를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특히 세심하게 짚고 있는 것은 보수주의자의 인지 구조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신의 관점에 반하는 팩트가 제시되면 이를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같은 팩트에 대해 반론을 펼 증거들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동기화된 추론’이다.

‘동기화된 추론’이란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는 증거만을 선택하면서, 그에 반하는 증거들은 무작정 거부하는 심리현상을 일컫는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고와 추론 과정에는 감정이 개입돼 있다. 자극과 정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깊이 생각한 결과라거나 냉철한 판단이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자동적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생각하기 전에 느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생각의 단계에 이르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과학적·기술적 증거에 대해서조차 자신의 기존 신념을 정당화하는 쪽으로 해석하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또한 뇌과학과 신경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수주의자의 뇌는 편도체와 관련되고, 진보주의자의 뇌는 전대상피질과 관련성이 깊다. 편도체는 여러 기능을 갖고 있지만 공포를 일으키는 위협이나 자극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할 때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전두엽의 일부인 전대상피질은 실수나 오류를 감지하는 것과 관련된다. 즉 보수주의자의 뇌가 위협과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 비해 진보주의자의 뇌는 실수나 오류를 교정하는 데 보다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보수와 진보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점만 취한다면, 둘 다 우리에게 유익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는 보수적이면서 동시에 진보적일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진화하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지금 문제점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두 측면을 반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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