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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300자 책읽기 게재 일자 : 2012년 09월 21일(金)
‘자아’의 허술한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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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고있던…/브루스 후드 지음, 장호연 옮김/중앙북스

“그에게는 한 명 이상의 하워드 휴스(1905~1976)가 있었다.”

미국 실업계의 갑부이자 비행기 조종사, 영화계의 거물, 사교계의 명사였던 하워드 휴스의 절친 노아 디트리히가 그에 대해 회고하면서 한 말이다. 휴스는 사회적 교류를 싫어하면서도 수백 명의 여자들을 쫓아다니며 잠자리를 갖는 등 평생 여러 가지 성격과 모순을 보여준 인물로 그의 삶을 다룬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에비에이터’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자(영국 브리스틀대 사회발달심리학 교수)는 휴스의 삶을 돌아보며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타이거 우즈 등 최근 전혀 그들답지 않은 별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들을 떠올린다. 이를 통해, 저자는 “과연 단 한 명의 당신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아’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닌, 뇌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변하고 흩어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란 현대 뇌과학의 성과를 강조한다. 평소 선량해 보였던 사람이 돌변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도 이 같은 ‘자아’의 허술한 속성에서 비롯됐다는 것. ‘자아’가 존재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는 정수라 여기는 철학자 게일러 스트로슨의 ‘진주 이론’ 대신, 사고와 행동의 총합일 뿐이라는 데이비드 흄의 ‘다발 이론’에 기반을 둔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영원불변한 것이라 생각했던 ‘자아’가 곧 ‘착각’일 뿐임을 역설한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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