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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2년 10월 05일(金)
스마트時代가 요구하는 ‘파괴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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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균/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지난해 10월5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세간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졌다. 과연 애플이 잡스 없이도 끊임없는 자기 혁신의 관성(慣性)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그 첫째다. 나머지 관심사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자로 등장한 삼성전자는 어떻게 애플과 경쟁할 것인가였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두 회사의 주식 가치가 모두 7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볼 때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자의 전략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애플에는 잡스의 유산인 디자인과 소프트웨어(SW)의 우월성에다 준비된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탁월한 실행 능력과 개방적 리더십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하드웨어(HW) 부품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걸맞은 제품군을 순발력 있게 설계하고 제조할 수 있는 혁신적 프로세스를 무기로 애플과 첨예한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이들 두 회사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특허전쟁은 이러한 첨예한 경쟁에서 서로 질 수 없다는 투지의 표현이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시작된 모바일 스마트 시대에는 정보의 순환이 가속되면서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혁기의 지구촌에서 끊임없는 자기 성찰(省察)과 혁신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우리는 지난 40년 간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각광받던 많은 기업이 인텔 창업자 고든 무어가 예측한 5년에 10배씩 발전하는 HW 기술의 속도를 맞추지 못해 역사 속에서 사라진 것을 봤다. 최근의 미국과 유럽의 경제위기를 통해 과거의 번영과 사고 패턴에 갇힌 주체는 기업이든 국가든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수년 간 필자의 실험실 벤처기업을 인수·합병(M&A)한 글로벌 SW 기업 SAP가 출시한 고성능 빅 데이터 플랫폼 HANA의 개발 주역으로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가진 창업 40주년의 기업이 자기 정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기 성찰과 혁신을 통해 신기술로 무장한 혁신 기업으로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이러한 성공적인 혁신은, 우선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한 절박한 인식과 위기 탈출을 위한 적극적인 기회 형성 노력에서 시작된다. “항상 배고픔을 간직하라”고 한 잡스의 말도 위기를 체험한 그의 인생 역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와 해법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혁신의 또 다른 조건은 개방성이다. 새로운 문제를 인지하는 고도의 창의성,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제적으로 추구하는 개방성이 없는 혁신의 파괴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텔, 애플, 구글 같은 많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은 이런 개방적 창의성만으로 무(無)에서 시작해 지금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성장한 대기업들의 가장 무서운 적(敵)은 자기 정체성과 개방적 창의성으로 무장한 후발의 신생 벤처기업이다.

모바일 스마트 혁명의 첨단에 선 대한민국도 예외없이 정치·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고학력 청년실업, 그리고 자본과 IT 신기술로 무장한 골리앗 유통기업 앞에 붕괴 위기를 맞은 골목상권, 소득의 양극화…, 이 모두가 우리 사회의 위기적 요소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앞다퉈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공복지 예산을 높이는 골리앗식의 해법을 제안하기보다, 문제를 혁신적 시각으로 보고 모바일 스마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다윗의 해법을 찾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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