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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글로벌 에세이 게재 일자 : 2012년 10월 10일(水)
빙하·화산의 나라, 아이슬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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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슬란드의 팅베릴르 국립공원.
이병현/駐 노르웨이 대사

아이슬란드는 이름 때문인지 얼음으로 뒤덮인 나라로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슬란드는 멕시코 난류의 영향으로 1월 평균 기온이 섭씨 0도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불과한 온화한 기온을 가진 나라다. 한여름에는 드넓은 푸른 초원을 자랑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아이슬란드는 또한 유라시안 대륙과 북미대륙의 지각이 충돌, 화산활동이 활발한 지질학적으로 매우 젊은 섬나라이기도 하다. 2010년 4월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남서쪽에 위치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폭발로 인한 유럽항공 마비사태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아이슬란드는 크고 작은 화산폭발의 위협을 안고 사는 나라이며 지구온난화는 이러한 위협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얼음과 불이 공존하는 나라, 만년설로 덮인 봉우리가 불을 내뿜어 인간에게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나라, 그 아이슬란드가 이제 먼 나라가 아닌 가까운 나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인구 약 32만 명의 작은 섬나라이나, 양국 간 교역은 2006년 9월 한·EFTA(유럽자유무역연합) FTA 발효 이후 꾸준히 확대돼 왔으며, 2010년에는 역대 최고인 약 3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입품목의 대부분은 청정수역에서 생산된 수산물 및 수산가공품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어섰으며, 유럽과 북미대륙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로 관광산업분야 협력도 유망하다. 아이슬란드는 높은 정보화와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또한 양성평등정책과 복지정책으로 유럽국가 중 여성의 사회참여율과 출산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례로 아이슬란드는 1980년 서구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을 선출, 1996년까지 세 차례 연임한 바 있으며, 현재 집권 연립정부의 총리도 여성이다.

2008년 과도하게 팽창한 금융산업이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붕괴하게 됨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았으나, 대대적인 경제개혁조치의 효과로 2011년 8월에 IMF 프로그램을 종료했으며, 2011년에는 3.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현재 유럽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슬란드는 험한 자연과 공존하면서 자연의 도전을 기회로 전환시킨 나라이기도 하다. 이 점은 아이슬란드의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화산활동이 활발한 까닭에 아이슬란드는 지열에너지가 풍부하며, 아이슬란드 전역에 지열천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땅속의 지열과 거친 지형을 이용한 수력발전으로 사용 에너지 공급의 84%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특히 난방의 거의 90%는 지열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이슬란드와 지열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또 주목해야 할 것은 북극이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권 바로 아래 위치한 국가로 우리가 2008년 임시 옵서버 지위를 취득한 이후 영구 옵서버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북극이사회 회원국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향후 북극에서 미래를 개척해야 할 우리 젊은이들이 파트너로 삼아야 할 국가이다.

올해는 한·아이슬란드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다. 5월 말 주한아이슬란드 총영사를 단장으로 하는 10여 명의 경제사절단이 아이슬란드를 방문, 에너지와 수산분야의 투자 및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수교기념일인 10월10일에는 아이슬란드 정부, 경제, 문화계 주요 인사를 초대해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10월 둘째주에는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아이슬란드 최초로 한국영화 상영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과거 50년이 멀고 차갑게 느껴지는 관계였다면, 올해가 가깝고 따뜻한 이웃으로 향후 50년을 향해 나아가는 첫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 이병현(55) ▲서울대 불문학과, 프랑스 국제행정대학원 석사 ▲제13회 외무고시 ▲주포르투갈 2등서기관 ▲주유엔참사관 ▲외교통상부 유엔과장 ▲주말레이시아 참사관 ▲주유엔 공사참사관 ▲주프랑스 공사 ▲주노르웨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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