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K팝 스타’ 41명의 치열함을 돌아보다

가수를 말하다 / 임진모 지음 / 빅하우스

가수 패티 김은 은퇴기념 콘서트에 대한 중요한 조언을 조용필에게서 받았다. 신해철이 가수로서의 자세를 배운 김태원은 이승철의 천부적인 보컬을 인정했고, 이승철은 김현식의 창법을 흠모했다.

책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가요사를 빛낸 ‘원조 케이팝(K-POP) 스타’들을 조명하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인 저자는 한 시대의 감성을 풍미하면서 ‘케이팝 열풍’의 토대를 완성한 41명(팀)의 스타들을 소개한다. 책은 대중음악의 전설적 인물들의 인생을 다시 기록하고, 치열했던 그들의 음악적 자세를 돌아본다. 별은 어두울수록 빛나듯 한국 대중음악의 큰 별들의 노래도 한국 사회 격동기에 더욱 찬연한 빛을 뿜어냈다.

저자는 “우리 대중음악은 1990년대 흑인 음악의 침공 이전까지 크게 트로트, 스탠더드, 포크, 록이라는 네 덩어리의 장르로 존재해 왔으며, 각각의 장르에는 뛰어난 창의성으로 독자적 표현 세계를 일군 선구자들이 있다”면서 “그 전설적 인물들의 인생을 기록하고 음악적 자세를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우리 음악의 ‘기본’을 잡아가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부터 ‘조선 펑크’의 주창자 크라잉넛까지 세대별, 장르별 대표 주자들이 망라돼 있다.

흥행과 인기, 그 뒤안길로 갈라진 가수의 운명을 지켜보면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중의 인기에 봉사하겠다고 하면 스스로 소비품이라고 인정하는 꼴이다. 음악인은 결국 음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하여 땀 흘린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당장은 빛나지 않더라도 대중들은 쉽게 그를 버리지 못한다.”

그는 이미자에 대해 “대중가요 부르기의 전형을 만든 가수”라면서 “믿기지 않을 만큼 가진 소리 그대로 노래해 취입할 당시 버전이나 나중에 다시 부른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극찬했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1960~1970년대 국내 대중음악의 설계자”로 소개됐다. 심수봉은 거창한 테마나 고매한 메시지가 아닌 어디까지나 우리 정서 저변을 울리는 남녀 이야기에 집중해 왔다고 평가했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