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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2년 10월 19일(金)
IQ 높을수록 무신론자 된다… 술·담배 즐길 가능성도 높아
새롭고 낯선 가치관 선택 많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지능의 사생활 / 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김영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매우 흥미진진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지능과 인간(특히 현대인)의 관계를 파고든 책은 도발적이면서도 흥미롭기 그지없는 사실들을 밝히고 있다. 미리 말하자면, 읽는 사람에 따라 저자의 주장에 크게 반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저자의 논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니 섣부른 판단은 일단 보류하고,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우선, 책의 원제는 ‘지능의 역설(The Intelligence Paradox)’이다. 이를 굳이 ‘지능의 사생활’이라 옮긴 것은 현대인의 내밀한 삶에 끼치는 지능의 영향력을 좀더 강조하기 위한 것이리라.

여기서 ‘지능’이란 연역하거나 귀납해서 판단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며, 유추를 이용하고, 정보를 통합하며 그것을 새로운 영역에 적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저자의 결론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지능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 진보주의자와 무신론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또한 아침형 인간보다는 야행성 인간이 될 가능성이 더 많으며 동성애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성악보다는 순수 기악을 즐겨 들으며 술·담배와 심지어 마약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많다. 과음을 하고 취할 가능성 또한 더 높다. 그리고 지능이 높은 사람들, 특히 지능이 높은 여성들은 지능이 낮은 사람들보다 평생 동안 자식을 적게 갖거나 갖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 같은 결론에 대한 저자의 논증을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으니 그 중 하나, 지능과 정치적 성향의 관계만 살펴보자. 미국 청소년건강연구와 종합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신이 ‘아주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20대 초반 청년의 청소년기 지능지수(IQ)는 평균 94.82, ‘아주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의 청소년기 IQ는 106.42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서 보이는 IQ 11.6점의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매우 유의미하다. 이는 지능이 높은 개인일수록 진보주의적 가치관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원시 수렵채집인 종족의 모든 구성원은 남성의 경우 유전적으로 친족이나 친구고, 여성의 경우 생존을 위한 동맹자였다. 자신의 식량을 유전적 친족들과 나누는 것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보편적인 본성이다.

그러나 만난 적이 없거나 만날 가능성이 없는 낯선 사람들과 자원을 나누고자 하는 성향은 인간 본성에 속하지 않는 매우 새롭고 낯선 가치관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진화적으로 새로운’ 진보주의를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왜 진보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주장 또한 흥미롭다. 저자는 영국 버킹엄대 브루스 찰턴 교수의 말을 인용, “진보주의자들은 상식을 무시하기 때문에 상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여기서 상식이란 진화의 과정에서 갖게 된 자연스러운 판단이나 감정을 뜻한다). 진보주의자들은 ‘감정’을 느껴야 할 상황에서 ‘생각’을 하고, 추상적인 논리나 추론을 사회나 대인관계 영역에 대입하여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을 준다는 것이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지능은 인간이 가진 수많은 특성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키가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인간적으로 더 가치 있거나 나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듯이 지능이 높다고 해서 지능이 낮은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키나 눈동자 색깔 등에 대해서는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만 지능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가치와 결부시키는 경향이 있다. 사실과 가치는 전혀 다른 영역의 문제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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