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조선 왕들도 기록파기 못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의혹과 관련, 새누리당이 19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등을 상대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내주 열리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에 보관 중인 회담 대화록 열람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여야 대결이 확산되고 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19일 오전 열린 중앙선대본부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록 폐기를 지시해 청와대 보관용이 파기됐다고 하는데 이는 조선시대 왕들도 하지 못한 국정기록 파기설”이라면서 “사실이라면 대통령으로서는 절대로 해선 안 되는 대역사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노 전 대통령을 연산군에 빗대어 “할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의 국정지지율 16%라는 기록도 아마 없애고 싶을 것인데 이 기록은 없앨 수 없는 기록”이라고 비판했다. 서병수 사무총장 겸 당무본부장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NLL은 엄격히 말하면 영토선이 아니다’는 말을 해 경악을 감추지 못하겠다”면서 “NLL은 우리 국군과 대한민국 국민이 피 흘리며 지켜온 엄격한 우리의 영토선으로, 한 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문 후보를 비롯해 모든 분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는 대화록 열람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주 초 정보위 여야 간사와 만나 여야 합의로 국가정보원에 보관하고 있다는 회담 대화록 등 문건의 열람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민주통합당이 합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오는 29~31일 열리는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건 공개를 강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서해 서북단 인천 옹진군 연평도를 전격 방문, “요즘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 군은 통일이 될 때까지 NLL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방한한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도발을 하는 것은 매우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방한기간에) 북한이 도발을 결정할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것이 서울에서 논의할 사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