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궁·성당… 인간중심 르네상스 예술로의 초대

피렌체예술산책 / 김영숙 지음 / 아트박스

이탈리아 피렌체는 르네상스 시기의 건축, 조각, 회화가 집결돼 있는, 도시 자체가 거대한 미술관이다. 거리 곳곳의 광장, 궁, 성당이 천상의 신에서 지상의 인간으로 그 중심이 변화한 르네상스의 예술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피렌체와 관련해 이 도시를 문화예술의 도시로 일군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가 빠질 수는 없다. 은행업을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메디치 가문은 재력을 바탕으로 종교·정치 지도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평민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는 한편, 문화예술가를 지원하며 문화부흥을 추진했다.

‘김영숙 선생님이 들려주는 서양미술사’ 등 숱한 미술서적을 펴낸 저자가 르네상스예술, 메디치 가문의 도시로 예술산책을 시도했다.

1300년대 이후 3세기여에 걸쳐 대대적인 문화부흥이 이뤄졌던 피렌체 거리 곳곳을 둘러본 저자의 시선을 따라 ‘예술여행’이 펼쳐진다. 르네상스 직전부터 18~19세기 회화의 정수를 갖추고 있는 ‘피렌체의 명소’ 우피치미술관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통해 연인들의 순례지가 된 두오모 성당, 영화 ‘전망좋은 방’에서 여주인공이 찾아갔던 산타크로체 성당 등, 일반인과 친숙한 피렌체 거리가 르네상스 이야기와 더불어 재조명된다.

시뇨리아궁 앞과 피렌체아카데미아미술관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은 어떻게 다른지, 또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에 있는 두 나무 십자가상의 작가인 브루넬레스키와 도나텔로에 얽힌 일화도 소개한다. 피렌체아카데미아미술관에선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2세의 묘비를 장식하기 위해 만든 노예상 연작 및 ‘팔레스티나 피에타’를 챙겨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메디치 리카르디궁, 오르산미켈레 성당, 산조반니 세례당,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 등 르네상스 건물별로 설명하는 한편, 책 내용의 절반 가까운 분량이 우피치미술관의 역사와 소장품에 대한 내용이다. 현존하는 르네상스 건물을 중심으로 브루넬레스키, 바르톨롬메오, 알베르티, 로지아 등 건축가 및 기베르티, 조토, 도나텔로, 마사초, 안젤리코 등 조각가와 화가들에 얽힌 일화도 다채롭고 흥미롭다.

후반의 우피치미술관 부문에선 모나코와 파브리아노가 그린 동명의 ‘동방박사의 경배’, 르네상스 절정기를 대표하는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의 탄생’ ‘봄’ 및 후기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 작품 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책을 친절한 전문가이드 삼아 함께 피렌체로의 예술여행을 떠나봄 직하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